미스 보티네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17
민지원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스 보티네'는 이름장애가 있는 나에게 고난의 연속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퍼스트 미들 라스트 네임이 거의 다 있었고... 그래서 초판 부록이 그렇게 도움이 되더라. 정말 소중한 책갈피였다ㅜㅜㅜㅜ 아마 그 출석부가 없었다면 엄청나게 헤맸을 것만 같다. 그 밖에도 나는 이 책의 초반, 정신없고 산만한 문체에 당황했다. 아마 장면이 너무 휙휙 바뀐 것과 많은 대화 때문에 더 산만하게 느껴진 것 같다. 사실 인물 대화의 삼분의 일 정도는 정신없어서 잘 못따라가겠더라.. 시끄럽고 독특한 캐릭터들, 이기적이지만 시원시원하고 4차원인 오드리. 하지만 다 읽고보니 이게 미스 보티네만의 매력인 것 같았다.

 

이 책은 로맨스소설의 옷을 입었지만 돈많은 여자 오드리 보티네의 성장기에 가깝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가족의 보호막 아래 놓여있던 오드리는 어느날 친구 약혼자의 거절로 인해 여지껏 몰랐던 진실을 하나 알게된다. 그 진실의 무게가 가벼웠다면 좋았을 테지만 오드리에게는 그야말로 세상이 뒤집히는 정도의 일이었으니.. 재력, 몸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던 오드리는 사실 자신은 못생겼으며 오빠들의 비호아래 자신이 누리던 화려하고 방탕한 생활이 가능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충격적인 진실은 오드리가 갑작스레 시골의 기숙사제 남학교로 훌쩍 떠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 학교에서 오드리는 여태껏 생활했던 사람들과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들을 경험한다.

 


 

 

자신이 추녀라는 사실을 알고 도망친 오드리. 그 행동은 일종의 현실도피였을 것이다.

상처받은 오드리는 그 상처를 잊어보고자 어린 학생들과 한번 놀며 힘든 심신을 달래러 왔는데.. 이 학교 뭔가 이상하다. 오드리는 이상하게 마음이 간다. 메랑딕에 가서도 다시 돌아가야겠다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돌아와서 시골냄새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보티네는 그만의 캐릭터로 시골학교 메이어에 자신의 영역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처음 만나 오드리가 한 눈에 반해버린 예쁜이 케드린은 어느새 오드리의 목표가 되었다. 

 

비록 메이어는 왔을 때랑 별반 달라진 것 없이 C급 학원이었으나 제 소중한 쓰레기였다. -394p

 

'미스 보티네'는 잠깐 줄거리만 읽고 흥미로워서 구매하고 읽어본 책이다. 책을 읽기전 내가 너무 과도한 상상과 기대를 했는지 책 속의 캐릭터가 내 상상과 조금 달라서 앞부분에서 적응하는 데 고생을 했다. 선생님으로 가게 된다는 설정 때문에 나는 은연중에 오드리가 똑똑하려니 했는데 그런 기대는 애초에 접는게 이롭다. 오드리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독설을 날려대고 약점과 이점을 잘 이용할 줄 아는 재력가의 분위기를 풍기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의 행동을 하는 인물이 바로 오드리인데, 가끔 하는 행동을 보면 나는 왠지 부끄러운 기분이라.. 그럼에도 당당했다는 것이 오드리 보티네다웠지만ㅋㅋㅋㅋ 사특한 장님 케드린도 내가 생각한 성격이 아니었다. 처음에 이 사특한 장님이 너무 철벽에 까칠해서 사특=능글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던 기대가 와장장 부숴졌다. 이렇게 까칠하다니! 두 사람이 처음 대면하는 순간 케드린의 반응은 그만큼 쌀쌀맞기 그지없다.

 

오드리와 케드린. 이 두 사람의 관계는 거의 일방적이다. 오드리는 열심히 케드린을 쫓아다니고 케드린 마샬호프군은 쌀쌀맞은 태도를 유지하며 오드리를 조련한다.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오드리가 열심히 마샬호프군에게 들이대지만 사실 외적인 면에서 처음부터 휘둘리고 있었다. 물론 그 후에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오드리에게 마음을 연 케드린이 가둬둘거예요라고 말하며 소유욕을 보이고 사악함과 더불어 남자관계에 나름 자신있다 자부하는 오드리를 철저히 조련하는 걸 보고 보통이 아니다 싶더라. 능글맞아지기도 하고 ㅋㅋㅋㅋ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두 권을 읽는데 생각보다 오래걸린 걸 보면 아마 이름장애가 한 몫한 것 같다. 

사실 웃기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던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오드리도 복잡한 사정을 가지고 있었다. 강한 이미지와 달리 깊숙한 곳에는 여리고 순진한 면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나중에 두려워서 여린 모습으로 도망치는 모습도 큰 괴리감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임신은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나는 그래서 그 에피소드가 사특한 장님의 노림수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더라..

 

어쨌든 나는 개인적으로 2권이 훨씬 더 좋았다.

주변 인물들 이야기도 많고 정신없는 느낌이라 앞부분을 읽을때는 진지하게 이거 다 읽으려면 일주일 넘겠구나 했는데 갈수록 괜찮아졌던 것 같다. 사건이 빵빵터지는 스토리를 좋아해서인지 생각보다 평안한 분위기의 책을 읽는 데 좀 힘들었지만 이런 아카데미물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개그 코드가 맞는 분들은 부분부분의 에피소드가 재밌었다고 하던데 나는 특별히 백혈병 에피소드말고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읽은 후 리뷰를 한참 후에 써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개그코드는 나랑 잘 맞지 않았나보다.)

그냥 나는 사특한 장님 캐릭터가 제일 좋았다. 두 사람 사이에서 마샬호프의 적극성이 더욱 빛나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 캐릭터만큼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옆에 머물러 주는 케드린이 있기에 이제 오드리의 도피는 끝났다. 케드린이 예쁘다라고 말해준 그 순간부터 오드리는 구원받았다. 아마 끝까지 그들은 그들답게 살아가겠지. 개인적으로 이대로 끝내기엔 뭔가 아쉬운 기분이라 후일담이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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