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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집 1 ㅣ 비룡소 걸작선 10
크리스 콜럼버스.네드 비지니 지음, 송은주 옮김 / 비룡소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해리포터의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가 쓴 판타지 3부작 중 첫번째 이야기 '비밀의 집 1'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는 두툼한 두께에 절로 부담감이 느껴졌지만 역시나 한번 붙잡고 읽으니 모험 판타지 취향인 나는 이야기를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아빠가 저지른 의문의 의료사고로 모든 것을 잃게 된 워커 가. 남은 돈으로 이사할 수 있는 새 집을 구하던 가족은 마침 멋진 집이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에 나왔다는 것을 알게되고 결국 그곳으로 이사한다. 하지만 워커가의 새로운 집 크리스토프 하우스에는 상상도 못할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크리스토프 하우스, 그 괴상한 집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의료 사고로 인해 저렴한 집을 찾던 가족이 필연적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집이었지만 나중에 보면 이것 또한 이 집의 농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반부를 읽을 때는 솔직히 이게 왠 급전개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뜬금없이 좀 이상한(= 어딘가 분노조절장애가 있어보이는) 인물이 등장한다. 신비하고 위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밑도끝도 없는 악역 바람의 마녀가 바로 그 인물이다. 이사온 집에서 처음 본 기괴한 생김새를 한 마녀는 아버지의 책에 손을 댔다고 불같이 화를 내며 집에 이사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워커네 가족을 풍비박산낸다. 그 후 바람의 마녀에 의해 부모님과 헤어져 이상하고 낯선 세계로 날아가게 된 세 남매가 펼치는 기상천외한 모험이야기가 이 책의 전체 내용이다.
모범적이며 첫째의 의무를 짊어진 코델리아, 호기심넘치고 에너지가 충만한 브렌든, 난독증이 있지만 똑똑한 엘리너. 세 남매는 자신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크리스토프 하우스와 함께 떨어진 세계가 바로 작가 크리스토프가 쓴 책 속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책 속의 세계관은 무려 소설가 크리스토퍼의 세 권의 책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형태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앞에는 거인, 해적, 정글 등등 생각치도 못했던 장애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책 속에 있던 인물 윌을 만나고 위협하는 적들을 따돌리면서 각자의 매력을 뽐낸다. 세 명의 아이들이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갈등관계에 있던 아이들도 형제애를 발휘해 위기를 잘 헤쳐가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물론 그 후에는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되기도 했고.. 이렇게 숱한 위기상황에서도 각자의 방식대로 해결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훨씬 이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특히 코델리아나 브렌든이 전혀 생각치 못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엘리너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이들을 위험속에 던져놓은 후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내주겠다라고 한 바람의 마녀가 요구한 조건은 바로 유혹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파멸과 욕망의 서'였다.
파멸과 욕망의 서라는 책은 이름 그대로 파멸을 불러오고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 나타난다는 것 자체도 그렇지만 책은 유혹 그 자체였다. 파멸과 욕망의 서가 나타나면 아이들은 하나같이 유혹에 빠진다. 저 책을 열어보면 어떨까? 하고.
아이들은 계속해서 갈등하지만 힘을 가지게 해 주는 대신 생기를 빨아들이는 그 책의 유혹을 각자의 방식대로 강인하게 이겨나간다. 아마 그 원동력이 유혹에도 굴하지 않은 가족애였기에 이야기를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세 남매가 펼치는 기상천외한 모험은 읽으면서 절로 영상이 떠오르는 듯 했기에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연령대가 낮은 아이들이 주인공이니만큼 쉽게 읽어갈 수 있었던 점이나 한 장이 짧게짧게 끝나서 여기까지만 읽어야지라고 부담없이 생각하기에도 좋았던 점도 두꺼운 책을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원인인 것 같다. 비밀의 집은 어쩌면 뻔한 전개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지루할 새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오히려 모험은 흥미진진해서 계속 뒷 이야기를 갈구하게 된다. (나는 2권을 사서 볼 것만 같다. 무엇보다 세계대전에 참전했다는 윌이 다음권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바람의 마녀의 추악함과 폭풍의 왕의 일그러짐이 참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야기 자체는 매력적이었다. 위기상황을 겪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이나 새롭고 신비한 세계관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비밀의 집'인 크리스토프하우스은 다음이야기에서도 새로운 모험의 통로역할을 한다니 자연스레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아이와 함께 어른도 읽기 좋을 부담없는 판타지 비밀의 집. 재미는 물론이고 두꺼운 책 임에도 몰입감이 있으니 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분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