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저와 춤추시겠습니까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18
서휘지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패전국 스카라의 3왕녀 에슈티는 집시의 딸이라는 이유로 갖은 천대를 받다 적국 몬테로비스에 공녀로 오게된다. 어차피 천대받던 삶 끝에 공녀로 오게되자 에슈티는 죽을 각오로 황제와 마주한 자리에서 불만을 표한다. 하지만 폭군으로 알려진 몬테로비스의 국왕 르아브르는 에슈티의 생각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는데...

 

폐하, 저와 춤추시겠습니까는 출간계약소식에 달려가 앞부분을 좀 봤던 소설이다.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 때문에 천천히 읽어나가고 있었는데 중간에 삭제되어 다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뒷 내용을 이어보면서 사건 위주 판타지가 많았던 블랙라벨클럽이니까 뒷 내용에 어떤 반전같은 사건이 있을까 기대감을 품고 읽었는데.. 다 읽고보니 끝까지 잔잔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카라의 국왕에게 학대받던 어머니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잃지않고 싶다는 생각에 사랑과 관심을 거부하고, 오로지 어머니가 남긴 춤을 자신도 누군가에게 전할 때까지 홀로 춤추며 살아가겠다라고 한 에슈티. 마찬가지로 몬테로비스 국왕에게 받은 치욕으로 인해 증오만 남은 어머니에게 감정을 죽이라는 말을 듣고자란 르아브르. 두 사람은 각자의 상처를 떠안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두 사람이 만나 천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상처받은 채 웅크리고 있는 에슈티는 마침내 몬테로비스에 와서 국왕 르아브르를 만나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한편 에슈티가 추는 춤을 보고 한눈에 반한 르아브르는 그때부터 조금 더 에슈티에게 신경쓰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로맨스가 시작될까했지만 르아브르는 처음부터 다정했기에 별 차이를 못 느꼈다.. 마치 동화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아름답고 예쁘게 그리고 정중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듯 했다.

 

 

폐하, 저와 춤추시겠습니까?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이 책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느린 춤곡의 스탭을 밟듯이 두 사람이 한걸음 두걸음 그렇게 서로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였다.

상처받은 남녀가 만나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기까지를 모두 보았지만 그곳엔 폭군도 공녀도 없었다. 전장에서는 좀 다를지도 모르지만 르아브르는 에슈티에게 처음부터 배려심넘치고 정중했다. 죽으려 상을 뒤엎어도 돌려보내줄테니 조용히 있으라 타이르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싶어 호위까지 붙여주며 대접은 포로가 아닌 왕녀로 대접했으니까.. 다만 나는 뒷 부분에서 무슨 사건이 터질 줄만 알았기에 이런 조용한 전개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접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신분차(?)에도 결혼이 너무 쉬웠고 부모들의 과거에서도 너무 손쉽게 벗어났기에..

 

분명 변화는 발걸음이 더디다. 그렇지만 분명히, 그와 그녀는 변하고 있었다. -2권 216p

 

두 사람은 더디지만 서로에게 다가가 변화를 일으켰다. 가면을 쓰지않은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줄 사람, 집시의 딸이라 멸시받았지만 그저 춤이 좋았고 그 춤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던 에슈티는 마침내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고 자신의 춤을 아껴주는 사람을 만났다. 상처많았던 두 사람은 비로소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잘 살아가리라.

 

 

'폐하, 저와 춤추시겠습니까'는 내가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었고 감정묘사가 많으며 사건은 뭔가 심심했다. 설명 서술이 너무 길고 딱히 중요한 점도 아닌데 설정을 너무 길게 풀어써서 읽기가 힘든 감이 있었고 반복해서 자주 나오는 묘사도 많았다.. 차라리 책 내용에서 비중이 크지않은 세세한 설정묘사 대신 여주인공의 춤 쪽 설정을 더 탄탄히 했더라면 에슈티가 좀 더 매력적으로 보여지지 않았을까. 이 책은 나에겐 좀 심심한 전개였지만 정중한 남주와 잔잔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잘 맞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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