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이 블로그를 한다면 블랙 로맨스 클럽
멜리사 젠슨 지음, 진희경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상큼발랄한 표지를 가지고 있는 '제인 오스틴이 블로그를 한다면'

표지를 보며 짐작할 수 있듯 십대 소녀 두 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책 속의 분위기는 가볍고 통통튀는 느낌이었다.

 

 

미국 소녀 캐서린은 대영 박물관에서 일하게 된 엄마를 따라 영국으로 오게 된다. 미국과는 달리 생활 습관부터 의류 사이즈까지 모든 게 낯설기만 한 영국. 

적응이 영 어려운 캐서린에게 엄마는 자신의 연구대상인 여류작가 메리 퍼시벌의 딸 캐서린의 일기를 건네준다. 캐서린(=캣)은 엄마가 건네준 19세기 귀족 캐서린의 일기장을 지루해하지만 일기장 속에 나타난 그 당시 영국 런던의 모습을 보며 점차 흥미를 가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캣은 엄마의 연구실에서 캐서린의 후손 윌리엄 퍼시벌을 만나고 그에게 첫눈에 반한다. 같은 시점 일기장 속의 캐서린 또한 사교계에서 만난 시인 베이커씨에게 빠져드는데...

 

내용은 이렇게 이름도 같은데 상황도 비슷한 기묘한 관계를 가진 두 소녀를 번갈아 보여주며 전개된다. 두 십대 소녀 중 어느 소녀 하나에 치중하지 않고 이야기는 비슷한 시점을 향해 함께 달려간다. 이를 통해 일기장이나 블로그를 통해 서로의 미래를 비춰볼 수 있었으니 그 점이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다만 성격이 너무 다른 두 소녀이기에 전개방식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풋풋한 두 소녀 캐서린들은 말투도 다르고 시대도 다르지만 일기장과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 공통점을 보여준다. 캣이 블로그를 하며 친구들에게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전했다면 19세기 캐서린(=키티)은 자신의 일기장에 마음을 솔직하게 쏟아부었다.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일들을 슬며시 엿보는 기분이라 조금 미묘하긴했지만..

블로그를 하는 캣은 다소 산만한 점이 있으나 왠지 나는 그런 점이야말로 10대 소녀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키티는 그 시대의 차분한 숙녀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키티에게선 조금의 허영심이 있는 새침한 귀족아가씨다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두 캐서린이 본격적인 로맨스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두 캐서린 모두에게서 지극히 소녀다운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캣은 윌리엄이 좋아 어쩔줄 모르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러던 때에 갑작스레 나타난 윌리엄의 다른 여자친구(?)에 혼란을 느끼지만 상황에 맞부딪치며 사랑을 쟁취한다. 한편 키티는 갑갑한 상황에서 나름 최선의 방식을 찾는다. 오빠의 친구 니콜라스 경과 투닥투닥 말다툼을 하며 자신의 편협한 사고방식을 조금씩 성장시켜 나간다.

 

책의 띠지 뒷면에 '폭풍수다 로맨스'라는 멘트가 있었는데 다 읽고나니 진짜 공감이 된다. 시시콜콜 떠드는 게 꼭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 가볍고 빠르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19세기와 21세기의 영국의 모습을 슬쩍 슬쩍 볼 수 있어 흥미롭기도 했고. 매력적인 남자들과 사랑에 빠진 두 주인공들 또한 귀여웠다. (나는 책 후반부 키티에게 낸 퀴즈의 정답이 나올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이 때 드디어 키티가 니콜라스 경의 매력을 알아주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앞 부분을 조금 읽어보면 결말이 어쩌면 뻔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작 제목이 ‘영국 남자와 사랑에 빠지다(Falling in Love with English Boys)’인 만큼 책 속에서는 영국남자의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영국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았더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제목에 제인 오스틴이 나오지만 전혀 몰라도 잘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니 소녀다운 풋풋한 감성을 가진 로맨스가 필요하다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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