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청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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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 요리를 대접하며 마음을 치료해주는 물망초 식당이 나오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문망초. 때문에 물망초라는 이름을 따서 붙인 식당인 셈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물망초 식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 문망초는 부모님이 꾸렸던 식당의 새로운 오너가 되기 위해 시험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처음 '문정원 정찬'이었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금귀비 정찬'이 된 가게는 오로지 망초의 엄마 혼자서 운영해왔다. 견습으로 함께 일하긴 했지만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 엄마의 은퇴를 간절히 바라는 망초는 금귀비 정찬을 물려받고 오너가 되길 원한다. 하지만 식당이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금귀비 식당'은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 일대일 맞춤 코스 요리로 100프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자는 선호하는 맛과 향, 최근 겪었던 일, 식사 시간으로 찾고 싶은 가치 등을 적어야한다. 즉 감성 케어 시간을 팔며 음식도 함께 판다는 것인데 이런 특이점 때문에 문망초는 식당을 이어받기 위해 시험을 거치게 된다. 엄마가 내민 계약서에 적혀있는 조건은 총 6가지.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손님 7명의 서명을 받아야하며, 서명을 받기 위해 손님들의 심리적 편식을 고쳐야한다는 것이었다. 친구나 친인척을 제외한다는 조건도 더해져 마케팅부터 시작하게 된 망초에게 곧 첫번째 손님이 찾아오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솔직히 나 자신은 심리적 편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좀 더 신기한 느낌으로 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그럼에도 책 속에 등장하는 사연을 보며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 건 주변에서 한 사람쯤은 그런 편식을 했던 경험이 있기도 했거니와, 손님들의 사연이 유난히 특이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후에 작가님 후기를 보며 직접 겪은 일이라 더 리얼리티가 있었다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어쨌든간에 어릴 때의 압박감으로 김치를 못 먹는 남자, 연인과의 이별 기억 때문에 족발을 못 먹는 남자, 가난했던 과거가 떠올라 꽁치를 싫어하는 여자, 반려견에게 못해준 게 계속 생각나 수제비를 못먹는 남자 등 흥미로운 사연들이 많아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책은 술술 잘 읽히는 편이다. 주인공인 망초를 중심으로 7명의 손님들과 엄마, 망초의 친구, 그리고 손님이었다가 친구가 된 인물도 있는데 인물들간의 관계성이 좋았다. 특히 엄마와의 관계는 아버지의 상실로 인해 복잡미묘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풀어나가는 과정도 인상깊게 볼 수 있었다. 마냥 비틀린 모녀관계가 아니라 상처를 덮어두기만 하고 제대로 살피지 못했기에 계속해서 부딪혔던 부분을 점차 성장하며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던 망초의 성장 또한 벅차게 다가왔다.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망초가 미숙하고 초조해보이는 부분이 많이 나와서 걸리는 면도 있었는데 결말엔 좋게 풀리니 어쨌든 좋은 게 아닌가 싶다. 망초 스스로는 앞날이 멀다고 하지만 좋은 사람들 곁에서 사랑받고 사랑을 나눠주며 살테니 끝까지 따뜻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것도 같다.


실제로 이런 식당이 있다면 어떤 음식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을 요리로 위로한다는 것도 어쩐지 따스하게 느껴졌다. 중반부터 살짝 로맨스 분위기도 있는데 분량이 그리 많진 않았고, 전체적으로 보면 힐링 소설에 더 가까운 느낌이라 술술 볼 수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재밌는 캐릭터들이 많이 나와서 막힘없이 쭉 읽을 수 있었다. '마음을 치유한다'라는 제목처럼 애정으로 치유하고 정성을 들여 상처를 보듬고 매만져주는 과정이 좋았던 소설이었다.


아픈 상처가 있는 사람들도 

누군가의 애정으로 작은 빛을 찾아낼 수 있다. - 333p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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