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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으면 고고씽 - 가성비 최고의 밥도둑을 기획하는 식품MD의 먹거리견문록 ㅣ 일하는 사람 9
김진영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8월
평점 :
식품 MD로 27년간을 살았다는 저자분의 책이다. '맛있으면 고고씽'이라는 제목을 보고 잠시 식도락 여행 에세이인가 했었는데, 식품MD의 이야기라는 걸 알고 궁금해졌다.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한 걸 시작으로 취사병, 백화점 식품팀을 거쳐 식품의 세계에서 일했던 사람의 이야기. 식품MD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식으로 기획하고 일이 이뤄지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제목을 보고 좀 더 유쾌한 내용이 아닐까 했었다. 생각했던 방향은 아니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책의 몇몇 에피소드에서 다루고 있던 사회의 편견과 고정관념 때문에 음식의 발전 가능성을 제한당하는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분명 기술과 환경의 발전으로 고기엔 잡내가 나지 않을텐데 옛날부터 보관상태가 좋지 않은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고 먹은 요리법이 이제껏 전해져 내려왔다거나, 진짜 김치를 넣고 만든 김치만두는 외면당하고 배추와 채소를 절여 매운맛만 넣고 만든 게 김치만두가 되었다거나, 분명 돼지갈비 부위가 아닌데 양념육을 모두 돼지갈비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게 대부분이라던가 하는 것들. 평소에 별 생각없이 익숙하게 먹었던 음식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던 시간이라 좋았다.
이벤트성으로 마진을 줄여 대왕 랍스터를 쿠팡에서 팔았던 이야기, 한번 친환경이라고 정했으면 무슨 일에도 타협을 보지 않았던 뚝심, 신기한 것이 있다면 연구하고 맛있는 걸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식품MD의 일상을 보고 있자니 역시 식품의 세계는 넓고도 다양하며 아직 모르는 것이 한가득이란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걸 보고 딸을 떠올리는 점도 부러웠고 저만큼 몰입할 수 있을만한 장르가 있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먹거리엔 언제나 진심인 식품MD이기에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많아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