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 일러스트 레터 1
마틴 베일리 지음, 이한이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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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과 스케치, 그가 쓴 편지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고흐의 일생이 담긴 책이라고 해야할까. 그가 처음 화가의 길을 들어서기 시작한 때부터 권총자살로 삶을 마무리하기 직전까지의 그림과 편지들이 있어서 점점 변화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했다. 책을 쓴저자는 1958년과 2009년에 개정 번역본으로 출간한 '빈센트 반 고흐 편지 전집'에서 빈센트의 편지들을 발췌해왔다고 한다. 때문에 이 책에 수록된 편지들에 숫자가 붙어있는 것은 1958년과 2009년에 출간한 편지 전집에서 기입한 번호라는 걸 먼저 밝혀둔다.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를 몇몇 알고있었지만, 이만큼 많은 편지들을 작성했는지는 몰랐다. 책 한 권이 나오고도 더 많은 편지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중에 추려낸 편지들을 통해 반 고흐의 일생을 따라가는 방식도 재밌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가장 많이 편지를 쓴 상대는 동생인 테오로, 테오는 미술상으로 일하며 여러모로 불안정한 형에게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의지가 되어준다. 때문인지 종종 테오를 향해 편지로 동봉해준 돈이 고맙고 그 일들이 헛되지 않게 그림을 열심히 그린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실이 왠지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빛을 보지 못한 화가의 일생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일까. 만약 반 고흐 자신의 이름이 알려질 때까지 살았다면 편지엔 기쁜 마음이 가득했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안타깝기도 했다.


책은 주로 고흐의 편지가 위주다. 하지만 책을 쓴 저자는 독자가 고흐의 일생을 따라가기 좋게 챕터를 분류해두었다. 서문과 프롤로그를 지나 본문으로 들어가면 아를에서 보낸 편지, 생레미에서 보낸 편지, 오베르에서 보낸 편지로 이어진다. 각각 고흐가 작품활동을 왕성히 펼쳤던 곳이기에 편지와 함께 많이 접했었던 명화의 스케치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는 다양한 상대에게 편지를 썼다. 동생인 테오, 동생의 아내인 요 봉어르, 여동생인 빌, 어머니인 아나, 동료 화가인 폴 고갱, 존 러셀, 아르놀트 코닝, 폴 시냐크 등등.그만큼 보내는 편지의 내용도 다양했고, 상대방에 따라 받아보는 그림의 느낌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드러났던 것은 정신산만한 고흐의 편지들과 편지를 쓸 시기에 어디에 가장 미쳐있는지, 또 어떤 색감에 매료되어 그림을 그리는지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앞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렇게 많은 편지들이 있다는 점에도 놀랐고, 고흐의 일생을 편지를 통해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해줘서 더 좋았다.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고흐의 일생을 대강 알고 있었지만 편지를 통해 본 고흐의 이야기는 또 색다르게 다가왔다.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그림에 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어떤 희망을 그리고 있었는지도 함께 볼 수 있어서 그림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책 속엔 고흐가 머물며 그림을 그렸던 장소가 표기된 지도도 함께 수록해두어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많은 갯수의 그림도 눈을 즐겁게 했다.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로 이어진다는 '일러스트 레터'의 다른 시리즈도 기대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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