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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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무슨 책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에 무슨 색다른 이색체험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 살 법한 다양한 인물들을 끌어와 소설의 형식을 빌려 그리스의 특정한 1년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특정한 1년이란 어느 때인가? 책 속에서는 그 때를 기원전 248년, 132회 올림피아 제전이 끝난 지 3년이 지난 해이자 133회 올림피아 제전을 1년 앞둔 때로 설정하고 있다.


4년 마다 한번씩 열린다는 '올림피아 제전'에서는 폴리스들의 대표가 제우스에게 제사를 지낸 뒤 현대의 올림픽처럼 운동경기를 하고 힘을 겨루었다고 한다. 그리스의 큰 행사였던 셈인데, 이 행사를 1년 앞두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올림피아 제전을 염두해두고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직업은 8가지. 농부, 외교관, 노예 소녀, 달리기 선수, 어린 신부, 건축가, 상인, 리라 연주자로 활동범위도 다양했다. 이야기는 10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꼬박 1년의 기간을 담고 있었으며, 각 달마다 4명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 식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 가장 독특했던 점은 고대 그리스의 복잡한 날짜 계산법이었다. 우리는 정해진 틀이 있는 달력을 사용하지만 그것이 힘들었던 그리스에선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세워졌던 때나 전설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때, 특별한 지도자가 등장했던 때를 기준으로 각기 다르게 연도를 계산했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던 셈인데, 한 해의 시작 마저도 모두 따로 여기기도 했다고 한다. 게다가 그 달의 일정이 조금 빡박하다고 행정관들이 생각했다면 다음 달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떼어와 한 달의 길이를 늘이곤 했다고 한다. 이런 부분이 왜 설명되어 있냐면 뒤쪽의 인물들 이야기에 은근히 앞서 말한 생각들이 녹아있기 때문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1년은 소설의 형식을 빌려왔기 때문에 잘 읽히는 편이었다. 그리스에 관한 배경지식이 좀 있다면 더 즐겁게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중간중간 정보를 주는 박스 안 내용들이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어 그냥 읽어도 상관은 없었다. 거기에 더해 곳곳에 수록된 이미지도 이해를 도와주어 어렵지 않게 볼 수도 있었다. 각 인물들이 올림피아 제전을 앞두고 어떤 미래를 준비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인물들이 많아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뒤쪽에선 곧 연결이 된다.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그런 점이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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