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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왕국 친구들 - 코바늘로 완성하는 36종의 깜찍한 아미구루미 왕족
올카 노비츠카 지음, 이소윤 옮김 / 참돌 / 2022년 6월
평점 :
언젠가 코바늘 뜨개로 만든 인형에 반해서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작은 곰인형부터 시작해서 사람모양으로, 그리고 좀 더 복잡한 걸 이것저것 만들어보다가 관둔 적이 있다. 계절이 겨울을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도안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었다. 뭐 그렇게 묵혀둔 사이 코바늘 뜨개는 잊혀져갔고 뜨는 방법도 슬슬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 책인 '미니 왕국 친구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디자이너 올카 노비츠카가 수록해둔 도안은 총 36가지. 그 도안들을 통해 제목 그대로 정말 하나의 왕국을 만들 수 있는 책이었다. 왕국 안에 살고 있을 법한 왕과 여왕, 왕자, 공주, 기사, 마법사, 요리사, 천문학자 등등과 함께 고양이와 강아지 말과 유니콘 같은 동물들도 있었다. 하나씩 만들어서 함께 놔두면 풍성한 왕국이 될 것 같아서 흥미로워보였다. 그러니까 내 손으로 왕국을 처음부터 하나씩 건설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제일 앞장을 넘기면 코바늘 인형, 즉 만들 수 있는 아미구루미의 그림이 쭉 나온다. 보통 큼직한 사진으로 화보처럼 보여주던 책들과 달리 직관적으로 딱딱 열을 맞춰 수록해놓아 독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저렇게 하나씩 세워두면 재밌을 것 같기도 했다. 혼자 세워둘 수도 있으며 작은 손에 쏙 잡히는 사이즈라니 장식장에 놔둬도 좋지 않을까. 도안 순서는 수록된 사진의 순서와 같았으며, 분류 또한 마찬가지였다.
코바늘 뜨개를 처음 하는 사람을 위해 기초를 챙기는 부분 역시 수록되어 있다. 코바늘 인형을 만들기 위한 뜨개실과 코바늘, 단을 셀 수 있는 콧수링, 솜과 나사형 인형눈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책의 패턴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인형의 도안에서 특별히 언급되지 않는 한 하나의 단을 완성한 뒤 다음 단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 계속해서 연결해 떠야한다는 주의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 단씩 뜨게 되면 티가 나서 인형의 완성도 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 이 경우엔 단수링이 없으면 몹시 불편해지므로 꼭 챙겨야 할 준비물이 되겠다.


다음으론 코바늘 뜨기의 기본기법 설명이 등장한다. 아주 기본인 사슬뜨기부터 짧은뜨기, 빼뜨기, 긴뜨기, 한길긴뜨기, 두길긴뜨기 등등 기법도 다양하다. 물론 이렇게 말로만 설명을 보고 그림을 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옆에 함께 수록되어있는 QR코드를 통해 영상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니 충분히 독학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잊어버리고 있던 코바늘 기법이었는데 영상을 보니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다. 그 밖에 티나지 않게 색상 바꾸기, 매듭이 보이지 않게 마무리하기 등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법들도 있어서 천천히 배워보기 좋아보였다.
본격적인 도안을 보기 전에 알아둘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사람 인형들의 머리 사이즈가 모두 같다는 점이다. 이걸 마스터 패턴이라고 해두었는데 몇 개의 인형을 만들어 볼 생각이 있다면 우선 머리만 몇 개씩 떠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원형의 모습이라 연습하기도 좋아보였고 말이다. 도안 별로는 난이도 표시와 QR코드로 연결된 영상 외에도 각각 필요한 준비물도 꼼꼼하게 표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그림도안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쭉 글도안으로만 되어 있는 책에 좀 적응이 필요했으나 함께 수록된 사진이 있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어쨌든간에 책을 보고 하나의 왕국을 모두 만들면 뿌듯함이 남다를 것 같은 아미구루미 책이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