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몽클레어 -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런던. 그런 런던의 한복판에서 두 여성이 의기투합해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를 열었다. 거침없으며 영리하고 충동적인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섬세한 판단을 하며 현실적이고 사려깊은 그웬덜린 베인브리지. 두 사람은 고객들의 신상 정보를 받고 어울릴만한 사람을 소개해주며 결혼이 성사되면 또 보수를 받는 식의 운영을 해왔다. 하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꿈꾸며 야심차게 시작한 일은 새 고객이 피살되며 난관에 부딪혔다. 살해 용의자가 바로 두 사람이 소개해 준 남편감 후보였던 것이다. 아무리봐도 살인범이 아닌 것 같았던 고객을 위해 두 사람은 진범을 밝히겠다고 결심한다. 그렇게 사업의 존망과 고객을 위해 시작한 일은 예상치 못한 위험한 사건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린다'라는 제목 때문에 궁금했던 소설이었다. 이 제목은 주인공인 두 사람이 결혼 상담소를 열고 살인사건을 만나며 고객을 살해하지 않을 남자를 소개해준다는 뜻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 2차 세계대전 직후였음으로 전쟁에서 상처입고 돌아온 남자들이 있다는 걸 암시하기도 했다. 물론 소설의 사건 중심은 고객이 살해당한 살인사건임으로 그 부분에 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대신 암흑가 이야기와 물자가 부족해지며 배급표를 통해 스타킹같은 옷가지들을 거래하던 당시상황에 있었을 법한 비리사건들을 다루고 있었다.

소설의 두 여성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아이리스는 유부남과 암흑가 사람을 가리지않고 사귄다. 전쟁 당시에 활약했던 여전사였으나 불의의 사건으로 마음의 짐이 있는 상태다. 그웬은 전쟁중에 남편을 잃었고, 당시의 충격으로 쓰러져 시부모에게 하나뿐인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긴 상태다. 두 사람 모두 나름의 사정으로 독립이 필요하고, 서로에게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다. 때문에 두 사람이 만담형식으로 이어가는 대화는 대부분 유쾌하고 어이없기도 했으며 정말 친한 사이 혹은 탐정 콤비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이리스는 주로 유쾌한 쪽에 사건 해결사 같았고, 그웬은 차분하게 사람을 분석하고 예의바른 편이었다. 만약 친구로 저 두 사람이 곁에 있으면 평생 심심하진 않을 것 같기도 했다. 과거와 성격은 모두 다르나, 주인공 두 사람의 케미가 좋았고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궁금해서 책을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다. 비록 서로간에 과거사를 숨기며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 시간이 대부분이었고, 두 사람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도 말이다.

책의 대부분은 고객의 무혐의를 밝히기 위해 다른 사건에 휘말리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살해당한 여성 '틸리'의 주변을 탐문하고, 때로는 친구인 척 하기도 하며, 일하던 직장에 찾아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남자들도 있었으나 로맨스느낌보단 좀 더 모험물의 느낌이 났다. 마지막 마무리가 좀 급박한 느낌이 있었으나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좋아서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소설이기도 했다. 작가님도 캐릭터를 보내기 아쉬웠는지 시리즈물이 있다고 한다. 현재 4번째 시리즈를 집필중이라고 하니 다음 시리즈도 국내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