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햄블리 - 컬러愛 물들다

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컬러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하나의 장이 짧은 페이지로 끝나서 중간중간 끊어읽기도 좋았고, 컬러에 관한 이야기가 어렵지 않아서 흥미위주로 가볍게 읽기에 좋았다. 한 번쯤 들어본 올해의 색, 하얀색 웨딩드레스, 빨강 파랑 흰색으로 이루어진 이발소 회전간판, 우수한 사람에게 주는 파란리본 이야기 등등. 우리의 삶과 생활에 밀접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컬러에 관한 책이니만큼 컬러감도 풍부했고, 내용에 맞는 사진도 수록되어 있어서 좋았다. 사진의 크기가 작아서 좀 아쉽긴 했지만.

어쨌든 책은 수많은 컬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앞의 부분에 간단히 흥미로운 컬러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준 뒤에 빨강, 노랑, 파랑, 주황, 보라, 녹색의 순으로 장을 나눠두었다. 하지만 저자가 장을 나눈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는지 분명히 빨강의 장인데 흰색, 오렌지, 보라색의 이야기가 나오고 뒤쪽의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빨강이라고 빨간색에 관한 이야기만 쭉 나오는 것보다 흥미도가 올라갔으니 오히려 좋은 셈이긴 했지만 처음엔 좀 당황스럽기도 했었다.

미국의 백악관이 하얀 이유라던가, 보라색이 국기에 잘 쓰이지 않는 이유라던가, 미라에서 추출한 색이 있다던가하는 부분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보았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말해보자면 건물 외벽을 사암을 이용해 건축한 백악관은 외관 손상을 대비해 석회로 된 백색 도료를 표면에 칠하게 되었다고 한다. 날씨에 영향을 받아 변색될 것을 대비해 추가로 코팅 작업도 했다. 이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통령 관저를 '백악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번째 보라색이 국기에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보라색 염료가 귀했기 때문이었다. 보라색을 만들기 위해선 복잡한 여러 과정을 거쳐야했고, 보라색은 왕실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한 색으로 특권처럼 사용하던 색이라 국기에 사용하기엔 부담이 컸다고 한다. 세 번째 미라에서 추출한 색 머미 브라운은 신비한 갈색으로 취급받으며 인기가 상당했다고 한다. 인간과 고양이 미라를 곱게 갈아 특수 결합제를 섞어 만든 머미 브라운 때문에 이집트 미라는 수백 년 동안 아주 왕성하게 거래되었다고 한다. 이걸 알면서도 썼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부분에서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한지 머미 브라운의 원료가 미라라는 사실일 알려지자 찾는 사람이 뚝 끊겼다고 한다.

대부분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나 규정같은 이야기를 포함해 중간중간 끼어있는 색의 어원도 재밌었다. 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컬러였구나 싶었던 게 컬러의 이름에서부터 드러나서 신기하기도 했다. 컬러에 관한 책을 몇 보다보면 무거운 이론부분도 좀 나오기 마련이었는데, 이 책은 거의 그런 부분이 없었다. 덕분에 가볍게 보기에 좋았고 컬러에 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좋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