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미술관 - 그림에 삶을 묻다
김건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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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 '인생미술관'.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한껏 감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림에 삶을 묻다'라는 문장처럼 삶과 떼놓을 수 없는 그림들은 때로는 화가의 얼굴을 품기도 하고,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며, 은글슬쩍 자신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책이 조금 독특한 구성이기 때문이었다. 책에선 화가의 인생 이야기 첫장을 부고 페이지로 시작해 그 화가가 이룬 업적과 일생을 압축해 둔 부분부터 읽을 수 있었다.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된 화가들이고, 새로운 포맷으로 읽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부고를 통해 작가의 인생을 되짚어 나갔던 점이 재밌기도 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가는 22명, 그림은 100여점에 달한다. 그야말로 미술관이라는 제목에 딱 걸맞는 방대한 자료라서 읽는동안 즐거웠다. 작가마다 하나의 문장씩을 덧붙여두어 어떤 이야기일까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었고, 각 화가의 장마다 어떤 그림들이 나오게 될지 기대도 됐었다. 분명히 아는 작가인데 이름만 봐서는 몰랐고, 그림을 보고서야 아 이 화가였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건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 한정된 느낌일 것이다. 대부분은 익숙하고 낯설지 않은 화가들의 이야기였다. 빈센트 반 고흐를 비롯해 에드가 드가, 폴 고갱, 장 프랑수아 밀레, 틴토레토, 알브레히트 뒤러, 레오나드 다 빈치 등. 어디서 들어봤거나 아니면 이름을 몰라도 작품을 보면 어디서 본 것 같이 친숙한 것들이 많았다.



그림을 통해 작가의 인생을 헤아려본다는 말처럼, 책의 본문은 화가의 대표작들을 소개하기 보다 인생의 굴곡이 있었을 때 그려졌던 작품 혹은 많은 영향을 미친 작품들이 많이 나왔던 편이다. 중간중간 몰랐던 이야기들을 듣기도 했고, 인상깊었던 이야기도 있었다. 밀레의 부분에서는 밀레 스스로는 정치 싸움에 뛰어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소박하고 조용한 화가였는데, 화가가 그린 그림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놓여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다녔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

노력 덕분인지 사람들은 점차 밀레의 의도를 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모나리자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화상을 합성하자 두 인물의 눈, 이마와 머리카락 경계선, 코 등의 윤곽이 완벽하게 일치해 모나리자가 다빈치의 자화상이라고 지목되기도 한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어두운 말년을 보낸 화가, 권력을 위한 그림을 그리다가 평가가 좋지 않게 된 화가, 재능을 마음껏 꽃피웠지만 사랑 때문에 죽었다는 말을 듣는 화가 등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이처럼 화가의 인생에는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시간에 탄생시킨 그림이 후대로 전해내려오며 사랑을 받고 기억되는 것처럼, 어쩌면 화가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예술과 삶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의 삶에 다양한 이야기가 스며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작가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을 수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도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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