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0kg이다 - 100kg 비만 여성의 나를 더욱 단단하게 지키는 이야기
작은비버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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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제목을 봤을때부터 보통용기가 아닌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는지도 모른다. 뚱뚱하다고 하면 사회의 날선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뜻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단지 그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서로 비교하고 은연중에 평가하는 시선들. 그런 시선들을 개의치않고 살아가는 건 몹시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100kg라는 몸무게를 가지고 있다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꼭 비만이라는 이유가 아니라도 다들 엇비슷하게 상처받은 경험이 있다. 그 일환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들에 상처받는데 무뎌지지도 않는다,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가족에게까지도 상처받는다는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만화 에세이라 빠르게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책을 통해 처음으로 만나본 일러스트레이터님이었지만 캐릭터가 귀여워서 즐겁게 볼 수 있기도 했다. 붉은 모자를 쓴 비버 캐릭터에 키가 작아 작은비버라는 필명을 지으셨다는 부분도 귀여웠다. 비만 여성으로 살아가며 겪었던 일들은 무게감이 제각각이었지만 귀여운 일러스트 덕분인지 술술 잘 읽혔다. 처음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던 책은 읽을 수록 그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나 역시 날씬한 축에는 죽어도 낄 수 없는 사람이라 공감을 많이 하며 볼 수 있었다.



짧막한 에피소드들을 보며 작가님의 주변엔 좋은 사람이 많다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좋은 사람을 곁에두기까지도 힘든 과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외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해주는 사람과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가족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나는 무뚝뚝한 성격에 속에 있는 이야기를 잘 풀어놓지 않는 사람이라 이런 이야기를 보면 굉장히 마음이 말랑해진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었으면하는 꿈은 이제 꾸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주는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안다. 그러니 작가님도 다정한 사람들 곁에서 다정한 일들만 겪었으면하는 생각도 들었다.

신앙심 깊은 어머니와 레즈비언 딸이라는 구도도 놀라웠고, 어릴 때 친척집에서 겪었던 학대로 식탐이 생겼다는 부분도 안타까웠다. 뒤쪽으로 갈수록 마음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어서 소소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몸무게 부분만 빼놓고 이야기를 보여줬다면 누구에게나 공감을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건 아주 많이 다르지 않고, 다 같이 다양한 사람일 뿐이라는 메시지가 부각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는 게 정답은 없다는데 왜 내 몸에는 정답이 있는 것처럼 말할까?'라는 질문은 비만 뿐 아니라 저체중, 과체중 등 다른 부분도 모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지만 오지랖이고 참견일 뿐이라는 걸 당하는 사람은 모두 안다.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인 생각인지 아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비만이 된 이후의 일상과 생각을 그린 이 만화에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말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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