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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농사 흙 만들기 비료 사용법 교과서 - 기본부터 알려주는 흙 진단, 거름주기, 석회 주기, 비료 주기, 흙 소독하기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이에노히카리협회 지음, 김소영 옮김, 고토 이쓰오 외 감수 / 보누스 / 2022년 4월
평점 :
우리집은 주택이라 조그만한 텃밭을 가꾸는 게 가능하다. 텃밭을 가꾼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라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작물을 키우고 있다. 계절별로 다양해지는 작물들도 있지만 과실나무같이 한번 심어두면 계속해서 키우는 작물들도 있다. 문제는 커다란 화분통에 키우는 작물들인데, 이상하게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들이 있다. 그런 화분을 뒤집어 엎으면 눈으로 봐서는 원인을 모를 때가 많지만 드물게 흙이 이상할 때가 있기도 하다. 몇 번정도 그런 일이 있고나서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일본인이 쓴 책이라곤 하지만 일본의 풍토만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감수자가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우리나라에 맞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흙은 영양분을 머금을 수 있는 능력인 CEC지수가 낮은 노령기의 흙에, 화강암이 부서져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라 산성을 강하게 띠는 것이 특징이라는 말도 여기서 처음 볼 수 있었다. 보통 식물을 키우면서 약산성이 식물이 자라는 데 좋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아무도 우리나라 원래 토양이 대부분 산성이라는 걸 알려주지 않았다. 리트머스 시험지로 실험할 생각을 더더욱 해보지 못해서 본격적인 농사를 한다면 흙의 관리에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흥미롭게 본 것은 흙 입자가 모여 크고 작은 덩어리를 이룬 상태인 '떼알 구조'를 설명한 부분이었다. 미생물 같은 유기물과 뿌리의 성장, 건조가 합쳐져야만 일어나는 떼알은 식물이 좋아하는 흙이 된다고 한다. 때문에 흙을 경작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그 밖에 매년 똑같은 작물을 한 장소에 심으면 흙 속에 남은 과다한 비료 성분이나 병원균 때문에 발육 저하가 나타나 병에 걸린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작물을 바꿔가면서 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싶어서 신기했고, 과다해진 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흡비력이 강한 채소를 심어 기른다는 점과 흙을 소독하는 방법이 있다는 점도 재밌었다.
이외에도 책 속에선 크게 농사짓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화분에 작물을 기르거나 식물을 기르는 사람을 위해 정보도 알려주고 있다. 배양토가 적고 온도가 상승하기 쉽기 때문에 물 주기가 아주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물을 자주 주는 스타일인지 아닌지에 따라 재배용 흙과 부엽토의 비율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식물이 얼마나 성장하면 화분을 교체해야 하는지 같은 정보들이 있어서 관심있게 볼 수 있었다. 흙이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AS개념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작물을 심는 흙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는 데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