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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색 헤드라이트 -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림 작가 이현미의 적당히 나른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
이현미 지음 / 북핀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제주에서 살고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에세이 '귤색 헤드라이트'. 어쩐지 제목에서부터 제주의 향이 물씬 나서 궁금해졌던 책이었다. 표지의 그림이 너무 예쁘기도 했고, 귤색 헤드라이트라는 제목부터 제주의 느낌이 물씬 났으며, 그림으로 제주의 사계절과 일상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흐르는 계절을 그대로 따와 나눠둔 파트의 이름들부터 봄의 노래, 비 오는 날 수영, 억새 소녀, 야자수와 눈보라였다. 때문인지 봄, 여름, 가을, 겨울 4가지의 파트로 나눠둔 게 제주의 1년을 그대로 느껴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책을 보는 동안 그림이 너무 예뻐서 눈호강을 제대로 했던 책이었다. 거기에 더해 일러스트와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느낌과 작가님이 전해주는 제주의 소소한 일상은 책을 더 매력적이게 만들었다. 육지에서 나고 자라 제주도라곤 여행으로 가 본 기억밖에 없는 나는 절대 모를만한 이야기가 많아서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분명 같은 나라임에도 신기하게 다른 나라같기도 하고, 육지나 제주도나 똑같구나 싶은 점들도 꽤 많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 몇을 꼽아보면 나보다 윗사람이면 남녀 구분없이 삼춘이라고 부른다거나, 어릴 때 아빠를 따라 밤낚시를 다니며 한치를 낚았다거나, 여름에 훌쩍 스노쿨링을 하러 떠난다거나, 제주의 제삿상에는 카스텔라를 올린다거나, 귤 수확철인 겨울엔 새벽부터 귤색 헤드라이트들이 많이 보인다거나,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 사이에 이사를 해야 집안이 무탈하다며 그 기간에 이사를 많이 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특히 더 기억에 남았다.
이외에도 제주에서 사는 사람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덧붙여지고,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도 슬쩍씩 보여져서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었다. 신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동시에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좀 어두운 이야기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따스한 느낌이라 책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현미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봤는데 일러스트의 느낌이 따스하고 바다와 물, 달 표현들이 취향이라 다른 그림들도 보고 싶어졌다. 혹시 나중에 다음 글이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른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