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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2 - 리디아의 일기장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평점 :
지난 1권에 이어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여지없이 보여줬던 '기괴한 레스토랑'의 2권. 1권에서는 주인공인 시아가 요괴 레스토랑의 영업주 해돈에게 심장을 바칠 위기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심장을 대신할 다른 치료방법을 찾았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정원사에게 힌트를 얻어 인간의 심장과 비슷한 약초를 찾아내려하는 시아는 2권에서도 여전히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목숨을 연장시키기 위해 요괴 레스토랑에서 일하기도 하고, 친구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릴까 걱정하기도 하며, 새로운 캐릭터와 인연을 맺기도 한다. 1권은 갑자기 맞닿뜨리게 된 요괴들의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그려지고 있었다면, 2권에선 좀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지난번에 읽었던 1권의 마지막이 굉장히 궁금하게 끝이나서 기다렸던 2권이었다. 총 3권으로 완결이 난다는 소설 '기괴한 레스토랑'은 청소년 소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오랜만에 붙잡아서 그런지 아니 이걸 이런 방향으로 해결하나 싶은 사건도 몇몇 있었고, 조금 어설픈 장면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판타지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그 독특한 세계 자체만으로도 매력을 느낄 수 있겠으나 주요 독자층으로 잡은 독자들의 연령대가 다소 낮아보임은 염두해둬야한다. 어쨌든간에 2권도 1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건들이 나온다. 악하게 그려지지만 왠지 악동의 이미지가 짙어보이는 하츠, 요괴의 세상에 와서 사귀게 된 친구 쥬드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용 히로, 시아를 맡아주고 있는 마녀 야콥의 전임자였던 리디아 그 외에 새로운 캐릭터들까지. 확장되는 세계관은 재미있었다. 이게 좀 곁가지같은 이야기인데 주요 스토리라인인 시아의 이야기보다 분량이 많다는 점은 아쉽기도 했다. 때문인지 나는 1권을 더 재밌게 봤었다.
이전 권은 기묘하면서 약간 어둑하고, 동화같은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번 권은 좀 더 어둡고 갈등이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요괴인 캐릭터들이라 그들의 잔혹한 모습이 한번씩 비춰지기도 했고, 이익을 위해 다른 가치는 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중 가장 의외였던 건 부제로 붙어있는 리디아의 이야기였고, 리디아 이야기를 보면서 대충 결말이 어떻게 나겠구나하는 상상도 해볼 수 있었다. 이건 결말까지 읽어봐야 정답일지 알겠지만. 책의 마지막쯤에 나오는 새로운 캐릭터 거미여인의 과거와 레스토랑의 계약을 맡고있는 악마 톰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기묘하면서도 한쪽구석으론 잔혹한 이야기라서 본편보다 이 부분이 더 취향이기도 했다. 소설은 이제 중반부를 넘었다. 그러나 아직 시아는 인간의 심장과 성분이 비슷한 약초를 찾아내지 못했다.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하츠의 계략에서 목숨을 부지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요괴들의 방식에도 적응해나가는 시아의 모습이 또 다음권에선 어떻게 바뀌게 될지 궁금해진다.
순서가 바뀌었어. 진심이 상황을 바꾸는 거야. - 239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