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의 한끗 쉬운 김치 장아찌
임성근 지음 / 팬앤펜(PAN n PEN)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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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김치를 직접 담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해는 성공했다가, 한 해는 실패했다가는 랜덤으로 정해지는데 이번 김장은 망했다. 그렇다, 그것도 굉장히 망했다. 양념 계산을 잘못했는지 양념이 모자라 두 번, 세 번을 하는 사이에 세 가지 맛의 김치가 탄생했다. 왜냐고 묻는다면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넣어서라고 말할 수도 있고, 즉석에서 맛을 보며 조금씩 넣는 게 달라져서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맛이 랜덤이 된 김장김치는 이미 냉장고에 들어갔으니 익혀먹으면 나아지기를 바랄 수 밖에. 한낱 보조가 양념에 대해 궁시렁대기엔 너무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장아찌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 김치 레시피 책을 슬며시 보여드렸다. 그런 사정으로 보게 된 책인데, 생각보다 종류가 굉장히 많고 알찼다. 물론 김치가 망했으니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진 않았다.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나라의 김치. 지역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재료와 맛이 달라지는 김치는 종류도 참 많은 편이다. 가끔 저런 걸로도 김치를 담아?싶은 것도 있고, 알고 있으나 엄두가 나지 않는 재료도 있다. 그래도 책 속엔 풋마늘, 고들빼기, 갓, 콜라비 등등을 생소한 재료라고 소개하는 편이니 양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렵지 않게, 쉽게를 지향점으로 삼아 제일 앞장에 밝혀둔 것처럼 초보자일지라도 따라만 하면 김치를 만들 수 있게끔 해두어 부담없이 볼 수 있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정말 김치를 처음 담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도 책을 보며 첫걸음을 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김치를 왜 소금에 절이는지, 소금에 간수는 무엇인지, 어떤 김치에 풀을 넣어야하는지, 젓갈은 어디서 어떤 걸 구입해야 하는지 등등. 살림 좀 한다는 주부라면 알고 있을 기초지만 의외의 지식도 있었다. 김치에 소주를 넣어 보존력을 높인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밀폐해서 냉동보관해도 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그 밖에 소금, 풀, 젓갈에 대한 짧막한 정보와 본격적으로 김치 페이지로 넘어가서부턴 배추를 절이는법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따라하면 좋을 것 같았다. 레시피 중간중간 임성근의 한끗이라고 꿀팁을 방출하는 부분도 있어서 요리 순서나 방법같은 세심한 부분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김치의 종류는 크게 배추김치, 무김치, 그 외에 열무나 양배추 오이같은 다양한 채소김치로 나누어 놓았다. 그 안에 각각 양념김치와 물김치 종류들도 있었고. 채소 종류가 많다보니 채소김치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그 뒤로 이어지는 장아찌의 종류도 많았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고추, 양파, 무, 오이로 장아찌를 만든 레시피도 있었고 다소 생소한 재료인 두릅이나 곰취, 돼지감자를 재료로 한 장아찌도 있었다. 제일 특이했던 건 식당에서 먹는 맛이 나는 식당용 김치 부분이었다. 어떤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김치 요리법이 달랐고, 마지막엔 김치 활용 요리도 조금 수록되어 있어서 식당맛이 그리우면 한번쯤 보면 될 것 같았다. 그 이전에 집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김치부터 손봐야겠지만. 각 재료마다 양념이 어느정도 들어가는지 확실히 적혀있어서 앞으로 김장을 할 때 미리 계산을 좀 해봐야겠다. 만능 양념 부분에 재료 1kg당 김치 양념 2컵 반이라고 하니 이건 꼭 기억해둬야겠단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김장철이라 김치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 것 같지만, 김치 뿐만 아니라 장아찌를 담는 레시피도 처음부터 알차게 담겨있어서 둘 다 초보탈출하기 좋은 요리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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