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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클래식 - 은밀하고 유쾌한 음악 속 이야기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하는 책 '다락방 클래식'. 이 책은 서장에 미리 밝혀둔 것처럼 음악에 관한 전문 용어나 곡의 해석은 거의 없다. 한 음악가의 음악이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졌고, 어떤 느낌인지 어렴풋이 전달하고 있을 뿐이다. 클래식에 대한 어려운 용어가 난무했다면 읽기 몹시 힘들었을 텐데 덕분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책은 주로 음악 쪽을 다루기 보다 음악가의 일생 중 한 순간,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 때 누구에게 헌정했는지, 당시에 누구와 사랑에 빠져있었는지, 당시 어떤 마음으로 곡을 연주하고 작곡했는지 재밌게 이야기해주는 식이었다. 그런 면을 보면 스캔들 모음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1장부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며 연관된 음악가들을 바로 뒷장들에 배치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이었다. 일부러 1장에 클라라 슈만의 이야기를 배치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초장부터 너무 강렬한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어갈 수 있었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워서 익숙한 음악과 음악가들도 있었지만 클라라 슈만의 이야기는 전혀 몰랐기에 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연주의 천재로 이름을 날렸던 클라라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난한 음악가였던 슈만과 결혼을 하고, 이후 작곡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슈만의 내조와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연주는 뒷전이 되었다. 그런데 슈만과의 달콤한 결혼 생활은 슈만의 정신이상증세로 끝이났고 그제야 클라라는 자신의 연주회에서 슈만의 곡을 연주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그 옆에서 일평생 클라라를 사랑한 슈만의 제자 브람스는 슈만이 떠난 뒤에도 클라라를 챙겼다고 한다. 계속 연주를 해나갈 수 밖에 없었던 클라라, 클라라가 그리워한 슈만, 슈만의 제자이자 걸출한 음악가였던 브람스. 세 사람 사이에 이런 러브스토리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1장부터 5장까지의 이야기를 쭉 읽다보니 영화를 한 편 본 기분이었다. 배경음악으로 관련된 음악가들의 음악을 깔아놓고 봤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 밖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나의 장이 끝나면 그 장의 끝에 가장 소개해주고 싶었던 음악이 하나씩 수록되어 있다. 관련된 장을 읽으며 흥미도를 올려뒀기 때문인지 장의 중간에 소개해두었던 음악도 들어보고 싶어지는 효과도 있었다. 책을 읽은 뒤, 클래식과 친해졌냐면 대답을 선뜻할 수는 없겠지만 관련된 이야기를 읽은 뒤에는 확실히 곡들이 궁금해지긴 했다. 이렇게 하나 둘 듣다보면 취향이 생기고 좋아하는 음악 한 둘쯤은 말할 수 있게 될까. 이미 알고 있는 음악들은 너무 대중적이고 많이 알려져서인지 이렇게 잘 몰랐던 이야기들도 이따금씩 궁금해진다. '은밀하고 유쾌한 음악 속 이야기'라는 말처럼 읽는동안 음악가들의 삶을 엿보고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