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카피라이터 -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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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을 생중계하는 책이라고 해서 궁금했다. 도대체 간결하고 의미가 팍 와닿는 카피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 그 과정은 어떨까? 궁금했었기에 자연스럽게 읽어보고픈 욕심이 생겼다. 사실 글은 길이가 어떻든간에 이미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굳이 책이라는 매체가 아니라도 SNS나 메일 같은 글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때문에 책을 펼치기도 전에 정철 작가는 말한다. 과학자, 수학자, 심리학자, 마케터, 크리에이터, 일러스트레이터는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사실상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인 셈이다. 글을 잘 쓰지 않아도 좋은 사람은 없다라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 건, 글과 담을 쌓기는 힘들 뿐더러 글을 잘 쓴다면 좀 더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어떤 글을 써야할 때 고민되는 일이 있을 것이다. SNS에 센스와 재미요소가 느껴지게 글을 쓰고 싶다거나, 빠르면서 긍정적인 회신을 받는 메일을 쓰고 싶다거나, 구독과 좋아요 더불어 높은 조회수를 창출한 썸네일 제목을 어떻게 써야할 지 고민된다거나, 상품을 홍보하거나 마음과 지갑을 열게 하는 기가 막힌 카피를 어떻게 써야할 지 고민된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리고 생각지 못했던 면을 보여주는 카피라이터. 그런 카피라이터처럼 생각하고 쓰는 방법을 비롯해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어떻게 아이디어를 꺼내놓고 다듬어가며 카피를 써냈는지 과정을 하나하나 볼 수 있어서 유연하게 생각하는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글이란 게 뚝딱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냐라고 묻는 자에게 추천해주고도 싶었다. 많은 과정을 거치고 생각을 거쳐 만들어내는 문장을 보니 가장 많이 든 생각이 있었다. '누구나 카피라이터'라곤 하지만 책을 읽기 전 카피에 대해 생각했던 건 모두 버려야겠구나라는 생각. 그만큼 직접적인 스킬을 알려주고 있어서 이 책 이전에 좀 더 카피에 초점을 맞췄다는 '카피책'도 함께 궁금해졌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먼저 일감을 받고 일감을 분석해서 핵심이 되는 낱말을 뽑아내고 해체하고 다시 재구성해서 한 줄의 카피를 뽑아내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맨 앞장에 밝혀두었듯 카피라이터가 일하는 풍경을 통째로 구경하는 책이란 말이 딱이었다. 아무래도 유명한 카피를 많이 쓰신 분이라 책의 내용에 접해본 카피나 광고이야기가 제법 나와서 더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어떤 의도로 이런 카피를 쓰게 되었는지 배경을 알게 된 점도, 어떤 컨셉으로 시작했는지 알게 된 점도 재밌게 읽었다. 특히 선한 영향력이나 미래를 생각하며 카피를 써낼 때가 나에겐 제일 인상깊었다. 



처음엔 영감과 과학이라는 생각의 뿌리들을 인격으로 만들어 대담 형식으로 시작하고 있었던 책을 보며, 이게 왜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조금 더 내용을 보다보면 그렇게 두 가지 뿌리로 나눠둔 것이 효율적이구나라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밖에 일하는 과정자체를 인터뷰식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에세이식으로 적어두기도 하며 씬 형식으로 짧게짧게 ppt장면을 쭉 보여주기도 해서 지루함없이 읽어갈 수 있었다. 때문에 딱딱함보다는 일에 대한 성찰 부분도 엿볼 수 있어서 좀 더 말랑말랑한 느낌으로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하나의 챕터가 끝나면 짧막하게 수록되어 있는 꿀팁(카피 창작 핵심 키워드)를 보며 다시 한 번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는데, 나중에 책을 다 읽고나면 그 부분만 쭉 모아서 봐도 좋을 것 같았다.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잘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답을 찾으려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 문장을 좀 더 위트있게, 좀 더 사람과 밀접한 형태로 바꾸고자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물론 카피라이터는 돈을 받고 기업이나 상품 이야기를 대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 사람 인생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내 작은 재주가 공동체에 보탬이 된다면 그것을 기꺼이 내놓을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진정한 카피라이터 아닐까요. - 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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