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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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었었고, 스쿨버스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12살 소녀의 귀향기라는 소개도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스쿨버스로 어떻게 귀향을 한다는 것인지가 가장 의문이었는데 이 의문은 책의 초반부부터 시원스럽게 풀린다. 코요테는 로데오라고 부르는 아빠와 길위에서 방랑하며 살아가는 방랑자다. 그러니까 따로 집이 있는 게 아니라 스쿨버스에서 살며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말이다. 스쿨버스의 좌석을 몇 개정도만 남기고 치워버린 뒤 그곳에서 살림을 꾸린 코요테와 로데오. 이렇게 된 데는 교통사고로 엄마이자 아내, 딸 둘을 잃어버렸다는 비극적인 이유가 있었다. 덕분에 도저히 살던 집에서는 살 수 없었던 로데오는 코요테를 데리고 유랑중이었다. 코요테도 그런 아버지를 이해했기에 별 불만없이 스쿨버스에서 잘 지내는 중이었다.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할머니가 전해준 소식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코요테에게 엄마와 자매들이 있었던 옛날, 코요테는 공원의 나무 아래에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추억 상자를 묻어두었다. 엄마와 자매들이 남긴 편지가 담긴 추억 상자를. 하지만 코요테는 할머니로부터 그 추억상자가 묻힌 공원이 곧 없어질 거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것도 당장 다음주 수요일에. 공원으로부터 5,793킬로미터 떨어져있는 코요테는 마음이 급해진다. 집 근처에 있던 공원이 목적지라는 것을 말하면 버스를 운전하는 로데오는 당장 핸들을 돌려버릴 것이고, 코요테는 꼭 상자를 구출해야만 했다. 코요테는 고심끝에 만때달(만사를 때려치우고 달려가야하는) 소원이라며 몬태나 주 뷰트에 있는 포크찹 샌드위치를 먹고싶다며 로데오를 목적지 근처로 가게끔 유도한다. 상자를 구출하기 위해 마음이 조급한 코요테. 그녀는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또 한명의 운전기사를 구할 요량으로 가진 돈이 없지만 다른 지역으로 가야하는 레스터를 태우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코요테를 도와준 가족을 태우기도 하는 등 계속 일행을 늘여가며 목적지로 향한다.


솔직히 처음 읽을때부터 재밌겠다는 느낌이왔다. 독특한 코요테의 성격과 그러면서도 외로움을 심하게 타서 아기고양이에게 애착을 느끼는 모습, 엉뚱하지만 발랄해보이는 아버지에 하나같이 사연있는 승객들. 모으고 보니 상당히 개성있는 조합이라서 더 흥미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마냥 밝은 분위기였냐면 그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애초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코요테와 로데오라 그런지 로데오에게는 지금 상황을 억지로 밝게 보려하는 면이 많이 보였고, 코요테는 그럼 아버지 때문에 감정을 숨기는 게 익숙해보여 짠해지기도 했다. 때문에 스쿨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여행길에 두 사람이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과거를 두고 떠나온 두 가족의 성을 선라이즈로 바꿔버린 것도 그렇고 이름 또한 바꿔버린 두 사람이 원래의 이름과 성으로 돌아가게 될지 궁금했다. 그 외에 승객들의 고민들도 해결이 될까 궁금했었다. 어쩐지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다들 하나의 사연쯤을 품고 있는 인물들이라서인지 한명 한명 고난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며 보게 되었다.


가끔 누군가를 믿는 건 가장 두려운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거 아는가?

완전 혼자인 것보다는 그쪽이 훨씬 덜 두렵다. - 172p


책에서 가장 재밌게 보았던 점은 코요테와 아버지 로데오의 티키타카였는데, 특히 자신의 상황을 즉석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에 빗대 말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어쩜 저렇게 비유할 수 있을까싶어 재밌기도 했고 기발해보이기도 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 밖에 스쿨버스 '예거'에 승객을 태울 때마다 로데오가 했던 세 가지 질문인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장소,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묻는 것도 소소하게 재밌었다. 큰 아픔을 겪어서인지 코요테의 생각 깊은 대화들이 나와서 한번씩 쿡쿡 마음을 건드리기도 했고, 코요테의 비밀을 아는 동료들이 늘어갈 때마다 왠지 마음의 짐을 조금씩 덜어가는 것 같아 코요테의 여행길을 절로 응원하게 되었다. 작별하는 데 유난히 힘들어하고 간직한 비밀도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겨우겨우 꺼내놓는 모습 등 마음 쓰이는 게 한두개가 아니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그래도 코요테는 멋지게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고, 덕분에 책을 더 감명깊게 볼 수 있기도 했다. 가족을 잃어서 버렸던 이름을 다시 찾았던 장면에선 특히 더 그랬다. 곪아있어서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던 두 사람의 상처. 그러나 딸과 아버지가 상처를 대하는 방식은 굉장히 달랐다.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떠나버린 가족들을 잊지 않아야한다는 코요테의 설득에 외면하고 도망치던 아버지의 태도가 바뀌는 것이 더 극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마지막 결말 또한 코요테와 그의 아버지다워서 책을 만족스럽게 덮을 수 있었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은 제목 그대로 놀라운 여행이었던 소설이자, 코요테의 고양이인 아이반을 비롯해 코요테와 함께하는 동료들의 성격들도 개성적이라서 더더욱 읽는 재미가 있었던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뭔가를 향해 달려가는 건 뭔가로부터 달려가는 것 보다 낫다.

훨씬 낫다.- 3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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