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Art & Classic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아일렛, 솔 그림, 진주 K. 가디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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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임에도 도통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던 '비밀의 화원'. 몇 권의 일러스트판이 출간되었지만 빨간 꽃이 표지를 잔뜩 수놓은 이 책의 느낌은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했다. 비밀의 화원의 주인공이자 처음엔 퉁명스럽고 성격이 좋지 않았던 메리 아가씨의 이미지도 마찬가지. 아름다운 어머니와 무뚝뚝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메리는 아름답지 못하고 누렇게 뜬 얼굴색으로 인해 집안에서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자랐다. 그러다 갑작스레 콜레라가 집안 식구들을 덮치자 대부분이 죽고, 메리의 부모님까지 죽고 말았다. 홀로 집안 구석에 덩그러니 남겨진 메리는 다른 사람에게 발견되어 영국에 있는 고모부집으로 가게 된다. 여기까지 봤을 땐 고전소설의 매력이 뭘까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을씨년스러운 고모부집을 탐방하며 메리의 성격은 점점 바뀌게 되었다.


인도에서 옷입는 것 물건을 줍는 것 모두 하인을 시키며 있는대로 성질과 짜증을 부려왔던 메리.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게 된 영국은 인도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촌스러운 분위기에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리고 이제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한다 알려주는 곳, 그러면서 비밀을 잔뜩 숨겨둔 거대한 저택까지. 책은 굉장히 잘 읽히는 편이다. 두툼한 양장본이 언제 이렇게 넘어갔나 싶게 메리의 저택 탐험기를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감성적이면서 독특한 일러스트 또한 소설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서 다음 일러스트는 또 어떤 장면일까 기대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유화나 페인팅느낌이 나는 일러스트가 소설의 내용과는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고전소설이니만큼 대충 끝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데, 그럼에도 끝까지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만듦새도 예뻐서 아트인클래식 시리즈의 다른 소설을 데려올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일러스트와 어우러져 받은 소설의 아름다운 느낌이 마음에 들어 계속 출간되는 시리즈에 관심이 갈 것 같다. 사실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이 책을 읽었던가, 아니면 어디서 내용을 들었던가 긴가민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들과는 별개로 심술쟁이라 불리던 메리가 어떻게 정원과 자연을 만나 바뀌어가는지, 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재밌었다. 고전 소설을 다시 예쁘게 포장해서 출간해주니 수집욕구에 제대로 불을 지피겠구나 싶은 책이기도 했다.


메리는 자신이 이 멋진 정원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과

담쟁이덩굴 밑에 난 입구를 통해 어느 때고 다시 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만의 세계를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 1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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