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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예술도 쓸모가 있을까? 그렇게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예술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인가 하면 다른 필수적인 것들이 하나씩 떠올라 확실히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워진다. 그래도 책에서는 '예술을 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삶을 살아가는 관점이나 태도가 분명히 다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앞서 인생을 살며 화폭에 담아낸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도 있는 예술의 쓸모. 어찌됐든 예술 작품을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것, 예술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서 예술을 통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예술에서 얻을 수 있는 6가지의 가치인 심미안, 카타르시스, 감각의 확장, 욕망의 이해, 창조성, 통찰을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전략가처럼 살았던 예술가의 이야기, 3부에서는 예술이 브랜드가 되는 과정, 4부에서는 현대 미술작가와 건축가의 이야기, 5부에서는 예술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4부에서 따로 현대 미술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딱히 내용이 시대별로 나뉜 것이 아니라서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애초에 어렵고 복잡한 정보들보다 스토리텔링과 간결한 메시지 전달에 신경썼다고 했던 것처럼, 책은 잘 읽히는 편이었다. 중간중간 내용에 등장하는 그림이 모두 나오지는 않아 아쉬운 느낌도 들었지만. 그림과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예술을 좋아하고 미술사를 좋아해서 여러 책을 보았으나, 이런 책을 볼 때마다 계속 새로워 보이는 정보가 등장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튀어나온다. 방대한 분량이라 잊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 속에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꽤 많았다. 초반부터 예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 이야기부터 흥미로웠는데, 특히 예술작품을 보고 순수하게 감동하는 카타르시스나 그림을 자세히 보면서 경험하게 되는 감각의 확장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당시 시대의 다양한 풍속과 서사를 녹여낸 호가스의 그림이나, 고흐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화가 페르메이르의 작품이 유명세를 타게 되는 과정, 인상파 화가들의 고난 같은 이야기들도 기억에 남았다.
예술가들의 삶을 녹여낸 작품들은 각자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는 환희에 차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비극 속에서 암울한 느낌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오래 전에 그려진 그림에서도 문득문득 현대의 가치관이 발견되는 것처럼 예술작품들은 각자 시대에 맞거나 혹은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다.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비슷한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띄기에, 예술을 이해하고 알아감으로써 삶의 깊이도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신기하게도 예술작품은 느껴지는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꼭 알고있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는 그림이 있다면 편하게 그 작품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는 게 어떨까. 굳이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눈길가는 부분을 먼저 읽으며 예술과 친해지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좀 더 예술의 쓸모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좋은 땅에 심어도
곧바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는 않죠.
탁월한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선,
예술 같은 좋은 양분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58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