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선비와 팥쇠 - 서울빵집들
나인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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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빵에 관련된 만화책, 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글이 그렇게 없지는 않다. 약간 학습 만화정도의 분량? 그래서 책은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독특한 제목에서 보다시피 설정이 웃기면서 흥미롭다. 책을 읽기 전에는 빵선비와 팥쇠라고 해서 그냥 캐릭터적으로 표현한 인물들인가 했는데.. 빵 캐릭터들은 원래 사람이었다. 그것도 빵을 쉽게 볼 수 없는 조선시대 사람. 1730년대의 조선시대, 엘리트 형님이 청나라에서 가져왔다는 서양떡(=빵)을 먹어본 선비는 괜한 자존심 때문에 형님께는 빵이 별로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처음 본 빵 맛을 잊을 수 없었던 선비는 상사병을 앓게 되고 꿈에서 눈을 떠보니 온통 빵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빵신령을 보게 된다. 


빵 때문에 상사병에 걸린 선비를 가련히 여긴 빵신령은 선비를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시대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세상에 있는 모든 빵 종류를 모두 돌아올 수 없다는 경고가 있었으나 이미 빵과 사랑에 빠진 선비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무작정 떠나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 서울. 빵으로 된 문을 통과해 온 선비와 돌쇠에겐 이상한 일이 생겨버렸다. 바로 선비는 식빵의 얼굴이, 돌쇠는 팥빵의 얼굴이 되어 버린 것. 세상의 모든 빵을 다 먹기 위한 여정은 서울 빵집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세상의 모든 빵을 다 먹기 전까진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얼굴이 빵 모양이다. 저런 저주에도 선비와 팥쇠의 빵 맛집 탐방 여정이 부러워지는 건 내가 빵순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보며 도대체 저 캐릭터들에게 돈이 어디서 났으며 신식 문물에 왜 그렇게 적응이 빠르냐고, 게다가 선비님은 조선시대에서 오셨다면서 빵에 대해 너무 척척박사인건 왜 그런거냐라는 의문이 가득 있었지만 일단 만화적인 특성으로 폭넓게 포용하고 시작했다. 사실 빵 이야기 보는데도 정신이 없었으니까.


책의 진행은 먼저 특정한 빵을 먹는 두 캐릭터가 나온 다음, 빵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엔 해당하는 빵을 주력으로 만드는 서울의 빵집 한두군데가 나온다. 그걸 보면서 서울에 있는 것만 아니었음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목이 서울 빵집들인걸 보면 지역별로 시리즈가 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빵집을 소개하며 리뷰로 빵 맛을 표현해둔 건 밤에 봐서는 안된다. 절대로. 신기하게도 파트별로 볼때마다 먹고싶어지는 빵이 달라진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빵은 스콘의 한종류인 영국의 크림티. 우리가 탕수육을 이야기할 때 부먹찍먹을 따지는 것처럼 크림과 잼의 순서를 논하는 게 재밌어서 기억에 남았다. 빵순이라서 밤에 보는 것만 아니면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책이다. 몰랐던 빵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알았고 덕분에 언젠간 가봐야지하는 위시리스트 빵집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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