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환상곡 - 하
꼬리별(오반석)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천년을 산 드루이드 대마법사의 죽음. 그의 죽음으로 발생한 마력의 폭주는 인간 세상에 영향을 미처 일부 처녀들을 마녀로 각성시킨다. 

영원한 삶을 살며 절대 늙지 않는 마녀 그리고 그런 마녀를 배척하는 인간. 자유를 갈망해 자신들이 만든 세상에 갇혀 죽음보다도 끔찍한 시간을 살아오던 마녀들을 인간인 오딘이 꺼내주게 되는데……


마녀와 판타지 이야기만 보면 호기심은 둘째치고, 마법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마녀 환상곡은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남다른 소재와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드루이드 대마법사가 죽고 난 뒤 생겨나는 마력을 가진 여자아이.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에게서 일부 발현되는 마력. 마력을 가지게 된 마녀는 늙지 않고, 마법을 쓸 수 있으며 영원히 살아간다. 때문에 평범한 인간과 다른 마녀는 배척받아왔다. 처형당하기도 하고, 마녀사냥꾼에게 쫓기기도 하며 마녀의 숫자가 줄어가던 나날. 마녀가 나타나기 시작한 초기부터 살아남은 초대마녀 '베아트리체'는 인간에게 대항하고자 흩어진 마녀를 모으고 유토피아를 설립한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흔한 설정이다. 그러나 마력이 고갈되며 마녀의 수가 줄어가고, 때문에 궁지에 몰린 마녀들이 자신들이 지니고 있던 물건에 스스로를 가두고 고립시켜 기약없는 지독한 외로움에 지쳐간다라는 설정은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갈지 기대됨과 동시에 마녀들이 어떤 결말을 맞게될 지 궁금하게 했다.


인간들에게 쫓기듯 혼자만의 세계에 들어간 마녀들. 그렇게 150년이 지나고 서서히 지쳐갈 때쯤 베아트리체의 앞에 평범한 인간 오딘이 나타난다. 자신만의 공간에 갑작스레 나타난 오딘을  보고 놀란 것도 잠시, 베아트리체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오딘을 죽이려한다. 하지만 아무 저항도 하지 않는 오딘에게 흥미를 느낀 베아트리체는 그를 살려두고 오딘에게 마력을 주입해 갇혀있던 공간에서 벗어난다. 마침내 150년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베아트리체는 인간세계에서 살고있던 마녀 모리샤를 만나고, 마찬가지로 긴 세월동안 갇혀있던 마녀 엘리자베스와 로젤리아를 해방시킨다. 하지만 긴 세월 홀로 살아가던 마녀들의 대부분은 지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라진지 오래였고, 세상에 남은 마녀는 넷 뿐이었다. 인간으로 살다가 마녀가 되었지만, 그저 인간처럼 살고 싶었던 마녀들. 그러나 4명의 마녀들 앞에 오래 전, 마녀에게 마력을 받고 긴 시간을 살아온 마인이 나타나고 마인은 마녀를 위협하며 위기에 빠뜨린다.


마녀와 마력 마법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판타지 느낌이 많이 나는 소설이지만 쉽게쉽게 읽힌다. 게임문학상을 수상했다라는 말을 듣고 시작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에서 게임 시나리오를 읽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기도 했다. 그만큼 사건이 일어나는 게 시뮬레이션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었다. 미지의 존재와 얽힌 사람의 평범한 일상, 불멸자와 필멸자의 사랑, 이전과는 다르게 일어나는 일과 감정,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분명 매력이 있고 재미도 있는 소설이었다. 뒤로 갈수록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이 급박하다라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네 명의 마녀 중 모리샤의 이야기는 아쉬움없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기나긴 세월을 살아왔지만 마녀들 각자는 마녀가 된 사연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분명히 '마녀환상곡'의 주인공은 베아트리체지만 모리샤가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그 캐릭터성 때문이었다.


홀로 마녀사냥꾼을 피하지 못한 모리샤. 150년간 인간세계에 남은 유일한 마녀였기에 고초를 많이 겪는다. 갑자기 사라진 마녀들을 추궁한다는 목적으로 마력이 통하지 않는 감옥에서 고문당하고, 겨우 벗어난 뒤엔 인간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이 자리잡아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기 시작한다. 그러다 한 순간의 변덕으로 모리샤는 한 남자아이를 구하게 된다. 유일하게 모리샤가 마녀라는 걸 알고 있는 존재 크라우드. 그리고 마력을 버리고 모리샤가 선택한 미래와 결말까지 기억에 많이 남았다. 오히려 엘리자베스를 중간에 끼운 주인공 커플보다 더 애틋한 마음이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인간과 대립해왔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배척받고 싶지 않았던 마녀들의 이야기 '마녀 환상곡'. 그저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얽혀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었다. 만약 소설을 토대로 게임 같은 것이 나오게 된다면 궁금해서 기웃거려볼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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