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매리 저수지
김주앙 지음 / 비티비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년 전, 일어났던 아무도 모르는 살인. 죽인자와 죽은자만 아는 암수살인을 저지른 건 4선의 국회의원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이동준이다. 은행원 출신의 민한당 4선 국회의원. 대통령의 킹메이커로 여당 사무총장이 된 이동준에겐 탄탄대로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핵심 참모로 대통령 박상헌을 만들어낸 동준에게 누가 보냈는지 모를 문자메시지가 날아온다. 그것도 아주 소수의 측근들만 알고있는 비밀폰 3883폰으로.


당신은 지금 대통령 취임식장에 앉아 있군. 죽은 자의 영혼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어 - 16p


목격자도 없었고 실수도 없었으며 증거도 남기지 않았다. 애써 그렇게 위안하며 문자메시지를 보낸 범인을 찾으려는 동준. 통화를 하면 사람의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고, 아랫사람을 시켜 알아봤지만 문자를 보낸 휴대폰은 모두 잠시 빌린 폰이거나 잠시 분실한 폰이었다. 차근차근히 주변의 의심스러운 살피는 동준에게 계속해서 문자메시지가 오고 그 중엔 의미모를 메시지도 섞여 있었다.


이런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서 제일 처음에 인물들의 일러스트가 나오는 소설은 처음 봤다. 일러스트는 생각도 못했는데 있으니까 초반에 인물들을 파악하기엔 좋았다. 소설 속에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다 일러스트가 있지는 않았지만 나처럼 사람이름을 잘 못외우는 사람에겐 뜻밖의 수확인 셈이었다.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이라 혹시 복잡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리 복잡하진 않았고 흥미로웠다. 초반부에서 중후반부를 넘어갈 때까지 누구를 왜 살해했는지 나오지 않고, 범행의 현장 묘사도 없다. 과거에 관해 알 수 있는건 드문드문 풀어주는 잔상들 뿐. 이야기의 조각들을 맞춰가면서 반전이 있을까, 아니면 죽은 사람이 사실 살아있었다는 클리셰일까 궁금했었다.


중반부 쯤까지는 그래도 소설이니 주인공이 어쩔 수 없는 살해를 했지만 한 편으론 정의로운 면이 있지도 않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역시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카드로 내놓은 '코리아 테라피'. 권력자들이 숨겨놓은 검은 돈을 찾아내 국고로 환수하겠다는 공략을 내걸고 움직였음에도 여당의 권력자는 물론이고 주인공 또한 비자금 문제에 얽혀있었고, 정치판에서 으레 눈감아주는 것들을 보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소설의 배경이 1991년부터 16년 후인 2007년이라 여야당으로 지칭되는 게 헷갈리기도 했고 소설의 분위기도 어쩐지 옛날 느낌도 났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대선에 정치헌금을 제공한 기업들의 상품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수요와 공급의 경제법칙에 따른 적정한 가격보다 비싸게 멋힌 비용을 치르며 살아가는 것이다. -217p


수상한 문자 메시지를 보낸 범인을 알았다고 해서 소설이 바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미지가 중요한 정치인이라서 그런지 한 수를 넘어 미래의 몇 수까지 생각하며 움직이는 주인공은 범인을 나름의 방책을 써서 자신에게로 끌어들인다. 점점 주인공이 비호감으로 변해가서 결말부엔 그래도 어느정도 망하는 걸 보고 싶는데.. 왠지 결말이 이렇게 날 것 같았다. 뿌려둔 이야기들을 보면 이런 결말이 어울리기도 했고. 범인의 정체는 좀 의외였지만 범인 밝혀지고 일어난 일은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래도 결말이 씁쓸한 건 리얼리즘을 담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추리물과 정의의 심판같은 걸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많이 달라서 아쉽기도 했던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