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냐도르의 전설 ㅣ 에냐도르 시리즈 1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평점 :
두툼한 두께의 판타지 소설이다. 판타지 소설 좀 읽었다하는 사람에겐 익숙한 네 종족 인간, 엘프, 드래곤, 데몬 위주로 진행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일단 결론부터 말해두면 이 책은 거대한 이야기의 도입부다. 540쪽의 이야기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소리다. 제목이 에냐도르의 전설이지만 끄트막에 전설의 이야기가 조금 나왔고 아마 다음권부터 좀 더 격동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이냐면, 그건 절대 아니었다.
소설의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한다. 에냐도르엔 동서남북 각 네 구역별로 왕이 존재했고, 그들은 에냐도르 대륙을 통일하고자 위대한 마법사에게 힘을 받아오라며 후계자를 보낸다. 그렇게 동부의 왕자는 마법사에게 불굴의 의지를 주고 드래곤이 되었고, 그 힘을 보게 된 북부의 왕자는 마법사에게 미모를 주고 데몬이 되었으며, 서부 왕국의 왕자는 감정을 대가로 엘프가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남부 왕국의 왕자는 힘을 요구하기 보다 마법사를 찾아와 왕국에 건 마법을 풀라고 요구한다. 순식간에 왕자의 위협에서 벗어난 마법사는 죽음을 각오한 왕자에게 뜻밖에도 마력을 나누어주고, 일부에게만 이어질 마력으로 인간의 종족을 지키되 언젠가 싸움에서 지치는 때가 오거든 자신을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종족의 기원이 저렇게 시작해서인지 인간은 드물게 태어나는 마법사를 제외하고, 아무런 힘도 없는 존재다. 드래곤은 엘프를, 엘프는 데몬을, 데몬은 드래곤을 핍박하며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는 에냐도르 대륙. 그 곳에서 인간은 엘프의 노예로 다른 종족과의 전쟁에서 총알받이가 되어야 할 운명이었다. 때문에 엘프들은 인간 마을에서 가정당 한 사람의 건장한 남자를 축출한다. 선발과정은 비극적이며 다른한편으로는 내 자식이 뽑히지 않았다는 안도의 과정이었다. 주로 고아를 데려와 선발장에 내보내는 가정이 많았고, 고아소년 트리스탄은 필연적으로 전쟁터에 가게 된다. 자신을 돌보아준 양부모들보다 함께 형제처럼 자랐던 카이 대신 선발되는 것에 안심할 찰나, 트리스탄은 엘프들이 마법사를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혼란에 빠진다. 그도 그럴 것이 카이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있는 마법사였던 것이다. 밀고자와 마법사, 끌려가는 인간들과 대륙에서 벌어지는 전쟁, 드래곤과 데몬. 이 모든 이야기들은 그렇게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