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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고양이 - 닿을 듯 말 듯 무심한 듯 다정한 너에게
백수진 지음 / 북라이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서른둘의 작가와 다섯살 고양이의 이야기 '아무래도, 고양이'. 책 표지도 너무 귀엽고 따뜻한 느낌의 에세이같아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우선 작가님 댁의 고양이가 너무 귀엽다. 치즈냥은 진리라는 말 답게 노란 고양이 나무는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도 넘치는 아주 예쁜 고양이였다. 그런 나무와 작가님의 첫 만남은 집 근처의 공원에서였다. 길고양이였던 나무는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애교를 부리고 공원의 나무를 자유롭게 타는 공원의 아이돌이자 초통령이였다고 한다. 그렇게 어린 고양이 나무와 사랑에 빠지게 된 작가님은 추운 겨울을 힘들게 날 것을 염려해 동네의 캣맘들과 함께 나무를 입양하게 된다.
우선 동물 에세이가 으레 그렇듯 책 속의 주인공인 반려동물에게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랑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나무는.. 생각했던 일반적인 고양이가 아니었다. 애교많은 고양이라니 보편적인 고양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너무 귀여웠다. 나무의 애교를 직접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을 만큼. 이쯤되면 정말 한숨섞인 푸념이 절로 나오게 된다. 나만없어 고양이..
어쨌든 이 책은 일상 힐링물이다. 고양이와의 일상이 저절로 그려지듯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글도 매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없이 반려동물에 대해 진심을 표현하는 것도 좋았다. 게다가 중간중간 나무의 사진이 너무 귀여웠고. 따뜻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적당히 가볍게 진행하던 에세이는 뒤에가서야 조금 묵직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여성에 대한 시선, 고양이에게 할큄당한 상처를 보는 시선, 혼자 남겨질 사람에 대한 시선 같은 이야기들을. 그런 이야기들을 보면서 고양이 할큄자국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집사는 집사 나름대로 고양이와 놀아주다 생긴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한다니. 걱정이 드는 마음은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고양이는 못키우겠더라는 말이 아니라.
갑자기 고양이의 누나(엄마가 아니라고 하시니)가 되어버린 작가님의 무게감과 일상을 보면서 고양이가 줄 수 있는 행복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아직 반려동물을 키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무게감이 버겁기도 하거니와 혼자 남겨지는게 두렵다. 아무리 고양이가 혼자 남겨지는 것보다 보호자가 혼자 남겨지는 게 낫다지만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이별의 아픔을 경험해봐서일까. 문득문득 생각이 날 것 같다. 조금 덜 상처받고 단단해지는 그날까지 아직은 랜선과 책에 만족하며 이렇게라도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강아지보단 고양이라고 외치며 책에 수록된 나무 사진이나 한번 더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