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 - 전화기 너머 마주한 당신과 나의 이야기
박주운 지음 / 애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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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운영되는 콜센터에서 29살부터 34살까지 5년간의 근무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이름만 대면 아는 인터넷 서점 콜센터라지만 아웃소싱업체의 소속. 그 곳에서 도서파트가 아닌 티켓 파트를 맡았다고 한다. 대기업의 이름은 달고 있지만 콜수를 많이 받고 빨리빨리 진행해야 하는 것에만 신경써야 하는 현실. 주6일 근무에 화장실도 허락을 맡고 가야하는 콜센터의 민낯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었다. 코로나 사건이 터진 콜센터를 보면 예상했듯 다들 다닥다닥 붙어있는 환경에 한 사람이 감기나 독감이 걸리면 옮기 십상이고, 점심시간은 3시간 중 한 타임을 복불복에 한 시간을 온전히 쓰지 못하며, 하나의 콜을 받은 뒤에 후처리하는 시간이 길면 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다고 한다. 철저히 기계, 하나의 부품같았다라고 말하는 주운씨의 모습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왠지 나랑 비슷한 성격 같다는 생각에 동질감도 느껴졌다. 성격상 사회에 섞여드는게 몹시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 다함께 뭔가를 하기보다 혼자서 자기 할일을 하는 게 더 편한사람. 어쩌면 그래서 콜센터에서 생각보다 오래 근무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전화받을때마다 심장이 방망이질치는 소심한 사람이라 생각만해도 힘들지만.. 어쨌든 최전방에서 고객들의 말을 모두 받아내는 콜센터 직원들의 노고가 잘 드러나있어서 몰랐던 사실에 대해도 많이 알았다. 제일 충격적이자 씁쓸했던 건, 아웃소싱업체에서 일을 시끄럽고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진상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었는데.. 제도가 좋지 않은 쪽으로 굳어져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중간중간 처음엔 받아들여지지 않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생각을 바꿔놓더라 하는 내용에서도 씁쓸한 건 마찬가지였다. 서비스직에서 오래 일하며 쌓아둔 우울한정서가 책 속에 제법 녹아있어서 그런지 비슷한 우울감을 가지고 있는 내게도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고민하고 힘들었던 시기가 빨리 지나가기를. 동굴같은 상황이 지나가기를 나도 주운씨와 함께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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