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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태현정 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2월
평점 :
호스피스 병동의 이야기를 엮은 에세이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누구보다 죽음에 가까이 있고, 죽음을 곁에서 경험하지만 병동의 사람들도 죽음이 두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헤어짐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왠지 담담하게 환자들을 떠나보낼 것 같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책을 읽으며 몇 번씩 울컥했다. 그도 그럴것이 병원 종사자에게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란 정말 그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사람이고, 특별히 그런 이유가 있었으니 당연한 것이리라.
병마와 싸우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호스피스로 들어온 사람들이 남은 시간을 정리하고 남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에 소개되었던 스스로 호스피스를 선택하고, 병상에서도 인터넷으로 며느리의 결혼기념일 꽃다발을 선물하던 정중한 노신사처럼 그렇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때가 되어봐야 알겠지. 각자 살아낸 삶이 모두 달랐던 것처럼 죽음의 형태와 준비하는 모습도 모두 다르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엄마의 수면바지를 움켜쥐고 자는 딸을 위해 병원에서 베고 있던 베개솜을 이용해 곰인형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인형을 나중에 딸아이보다 남편이 더 찾게 되었다는 것. 그 외에도 먼저 유언을 입에 담으면 죽음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싫다며 간호사에게 유언을 전해달라 한 할머니도 기억에 남는다. 병동에 오면 생각보다 많이 시간이 없으니 하루하루 소중히 보내야 한다는 것도.
어쩌면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리라.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우리는 이별의 슬픔을 겪고, 또 그것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죽음을 어느정도 각오하고 호스피스에 온 사람들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힘들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고통으로 얼룩졌던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에서 평온하게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환자를 위하는 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복잡한 생각도 많이 들었던 책이다. 사실 책이 좀 호스피스의 영업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어쨌든 그곳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삶이 있는만큼 마무리 형태도 다양할 수 있다는 것만 염두해두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