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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그녀 이름은'이란 소설로 돌아온 조남주 작가님. 사실 읽다가 화가 날까봐 아직 전작은 읽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그녀 이름은'부터 읽게 되었다. 중간에 현남오빠에게 단편은 읽었으니 아예 처음보는 작가님 글은 아니지만, 후기들을 훑으며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기에 이번 책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펼쳐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인데, 분명 그래야 할 텐데 단편에 나온 학생이 커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고 또 다 자란 뒤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오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눈치 없을 수 있는 것도 권력이야 - 95p
역시나 책을 읽다보니 떠오르는 것도 많았고 생각할 것도 많았다. 무심결에 넘겨버린 것들,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 또 어느샌가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 그리고 엄마와 딸의 미묘한 관계까지. 읽다 보니 뭔가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 무엇보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드라마틱하게 바뀔까 싶은 마음이 들어서 더더욱.
현실 같은 소설 속에는 여러 사람이 등장한다. 그러니까 네가 조심했어야지 말하는 엄마도 있고, 성추행범을 놀라게 해 다치게 했다고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경찰도 있고, 좀 더 참으라고 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과연 내가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여러 세대들의 이야기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오롯이 나의 답답함으로 남았다.
비록 모든 에피소드에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어느 에피소드는 가감 없어 보이기도 하고, 또 어느 에피소드는 지독히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책의 제목을 '그녀 이름은'이라고 정한 게 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에피소드는 당신의 것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뜻.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이 그냥 소설로만 읽혀지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