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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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요즘 '등산'이 중년을 넘어 2030세대까지 유행으로 퍼지고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관련 등산용품시장까지 2030세대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등산 열풍은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고 한다. 2030 젊은 세대는 천천히 삶의 여유를 즐기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특히 요즘 시대적인 상황 상, 무엇하나 내 마음대로 하기 힘든 시대에 '등산'은 '정상에 오른다'는 눈에 보이는 뚜렷한 목표가 보이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2030세대 사이에서 등산이 유행하게 되었고, 정상에 올라 인증사진을 찍고 그것을 SNS올리는 것까지 유행하게 되었다.


이런 기사를 볼 때는 나 역시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렇게까지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번 산에 가 볼까?' 하는 마음이 잠깐 들기는 하지만,


나는 도무지 산에 가고자 하는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산 위에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과 풍경은 너무나 좋지만 숨을 헐떡이며 오르는 그 과정이 썩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계기도 나의 의문과 결을 같이 한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코미디언인 작가는 등산과 같은 신체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환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신체능력도 뛰어나게 좋고,


나이도 중년을 지나가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은 저자만 빼고 다들 등산을 비롯한 자연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을 모두 끌어들인 아니, 빼앗아 간 '산'의 매력이 도대체 뭘까?


저자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등산에 도전한다. 첫번째 도전에 허무하게 실패를 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이번에는 준비물부터 일정, 숙소 등 만반의 준비, 최선의 계획을 세우고,


조력자 2명까지 포섭해서 두 번째 도전을 한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이 책의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나는 다시 한번 취향과 개별성, 개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도 다들 등산이 그렇게 좋다는데 나도 가봐야하지 않을까?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해야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것들, '유행'에 대해서 나도 어느정도는 발 맞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심지어 직장에서 일년에 한 두번씩 하는 단합대회도 대부분 등산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만 '헉헉~'거리면 올라가는 소리가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아무도 도심을 걷지 않는 노르웨이에서 걷기를 즐겼던 저자처럼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의 방식이 있는 것이라는 진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있는 곳,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곳, 내가 마음이 편한 곳. 그곳이 바로 '꽃자리'이지 않을까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덮으니 그제서야


등산과 어울리지 않는 슬리퍼와 반팔, 반바지 차림의 재치있는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


작가가 '산의 매력'을 찾아 떠난 여정의 결론을 눈치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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