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과 조선건국사

정도전과 조선건국사 - 드라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고려멸망과 조선 건국에 관한 얽히고설킨 흥미진진한 이야기
조열태 지음 / 이북이십사(ebook24) / 2014년 2월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에 대한 새로운 시각

역사란 참 재미있다. 상황과 개인적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해석되고 쓰여지기도 한다. 더욱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당시의 기록이 아니면 대부분이 과거가 아닌 현재의 눈과 머리로 재해석되고 기록되기 마련이다. 사실 우리가 어린시절부터 교과서로 배워왔고, 지금도 사실이라도 철석같이 믿고있는 역사들도 어쩌면 사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것일 수 있다. 누군가 말했듯이 역사란 승자의 기록임으로.... 

이 책 [정도전과 조선건국사]는 고려 말기부터 이성계에 의해 조선이 건국될 때 까지의 내용을 담고있다. 고려시대 태조 왕건의 다음 왕인 고려31대 공민왕에서 부터 우왕과 창왕 그리고 공양왕에 이르기까지 시대상황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조선 건국에 관한 일화들을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이성계가 조선의 첫번째 왕으로 등극하기 전 고려의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고려 망국의 징조들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뒷 이야기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과 분석들이 책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조선의 개국은 통일신라와 고려와 같이 분열된 민족의 통일이라는 명분이 아니라 멀쩡한(?) 한 나라의 망국과 새로운 나라의 개국이라는 점에서 그 역사의 기록 속에 감추어진 뒷이야기가 많을 수 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역사서에 기록된 사실들을 전제로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시한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정말 전주 이씨인지... 공민왕이 과연 동성애자 인지....  홍건적 2차 침입 격퇴 후 김득배, 정세운, 안우, 이방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까지 상당히 흥미롭고 주목 할만 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물론 저자가 던져놓고 의문을 제시한 사건들에 대한 명백한 결론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단지 자신의 의견과 정황을 이야기 할 뿐 모든 판단은 독자들의 몱으로 남겨두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역사나 신화속 이야기를 즐기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는 것 같아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책 제목이 [정도전과 조선건국사]이어서 정도전을 중심으로 조선의 건국사를 풀어냈을 것이라는 내 예상이 벗어난 다는 점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당시의 역사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해볼 기회를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