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와 섹스 - 섹스와 연애의 경제학
마리나 애드셰이드 지음, 김정희 옮김 / 생각의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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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연애의 경제학 

사랑하고 연애할 때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를 둘러싼 많은 것들을 이해하는데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면 상당히 명쾌하고 쉬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 [달러와 섹스]는 사람 사이의 감성적 결합 또는 비 이성적 행동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랑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설명한다. 사랑의 상대를 고르고 결혼하는 등의 선택의 이면에 경제적 논리가 깔려있다는 전제로 연애와 사랑 그리고 결혼과 황혼의 사랑에 까지 경제학적 논리로 설명한다. 특히 인생의 동반자를 고르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경제적 요인의 고려가 꼭 필요하고, 여러가지 경제학적 개념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즉 어떤사람을 선택하고 연애하고 결혼 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관계한다는 것이 내게 더 많은 이익을 준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라는 말이다.

 

 

 

 

사실 사랑과 경제를 연관시켜 생각하는 것은 참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조건도 필요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강요받듯 교육받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럴것 같다. 그렇지만 누구와 연애를 할 것인지, 그리고 누구와 같이 가정을 꾸미고 같이 늙어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객관적이지만 누구나 기준을 가지고 있다. 바꾸어 생각하면 그런 기준 역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제적 또는 사회적 요인에 기인한 것임에 분명하다. 어째든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 '신드렐라'나 '콩쥐팥쥐' 등의 이야기 속 사랑에도 경제관념을 잔뜩 뿌려져있으니 우리는 이미 어려서부터 사랑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달러와 섹스]는 인생의 다른시기를 대표하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부분은 다시 세 개의 장의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젋고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시기의 삶을 다룬다. 혼전섹스의 편익 대비 비용, 대학생들의 섹스와 연애 시장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2부에서는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이라는 관계 안에서 협상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자녀들이 성장하여 그들 나름의 성생활을 갖게 되는 시기를 다룬며, 혼외정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30대의 기혼남자로서 결혼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이 특히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사람들이 결혼하는 이유는 경제적 관점에서 두가지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살림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의 효율적인 생산, 그리고 궂은 날에 대비한 보험 가입이다. 효율적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결혼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섹스(섹스가 결혼이 제공해 주는 서비스의 일종으로 볼때) 비용 그리고 생물학적 아이를 얻는데 드는 비용의 절감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요리, 세탁, 청소 등의 가내 서비스를 보다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데 있다는 것이다. 물론 누가 어떤 가사를 부담할 것인가는 개인들의 몱이지만 '서로가 더 잘 할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 즉 비교우위의 법칙에 따라 정해질 수 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 본다면 가장 효과적인 결혼이란 각자 잘하는 일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즉 결혼의 이유를 순전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다져본다면 '자신이 가지지 않은 장점을 가진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결혼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손실은 더욱 다양할 것이다. 결혼의 장단점을 판단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문제이고 어느것이 좋다고 쉽게 결론 지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순전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결혼을 생각한다면 분명 결혼제도는 상당히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결론인 듯 하다. 혹자는 결혼이라는 신성한 결합에 경제효과나 효율성을 따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실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으로서만 경제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한 것 뿐이니 한번쯤 음미해 볼만한 이야기인 것 같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이론들과 연구 결과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연구를 통한 평균적 행동에 대한 설명이고, 개인의 생각이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올바른 것'이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를 떠나서 내 사고방식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사랑과 남녀관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캐나다 교수이고 연구의 대상이 서양인 중심이어서 조금 이질적인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그 또한 새로운 것을 접하는 재미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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