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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Dance of the Happy Shades
단편소설은 장편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는 느낌이 있다. 소설마다 다르겠지만 단편소설은 짧은 이야기속에 생각할 여지를 참 많이 남겨둔다. 때로는 책장에 가득 체워진 셀수없이 많은 글자들보다 한장의 사진이 더 많은 여운을 남기듯이 단편소설 또한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아직 단편소설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분명 그 나름의 좋은 향기를 풍기는 분야임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책 [행복한 그림자의 춤]의 저자 '앨리스 먼로(Alice Munre)'는 2013년 단편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의 그림자에 가려진 단편소설을 가장 완벽하게 예술의 형태로 갈고닦았다."라는 노벨문학상 심사위원회의 평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세 차례, 길러 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미국에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오 헨리 상, 영국에서 부커상을 받고 올해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작가인 것 같다.(뭐 수상경력으로 그 사람과 글을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지지 못한 나에게는 별다른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기도.... ㅜ.ㅜ;)
이 책에는 모두 15개의 작품이 담겨있다. 1968년에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상당히 오래전에 출간된 책임에 분명하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묘사되는 풍경이나 상황, 사람들의 사고가 조금 오래된 듯 느껴지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어째든 앨리스 먼로의 첫 소설집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15편의 담편소설들은 처음 기대했던 것 보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짧은 작품이 끝나도록 눈의띄는 사건이나 미스테리한 상황은 벌어지 않는다. 그리고 명쾌한 결론으로 글을 마무리 하지도 않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툭 끈어 놓은듯한 결말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또한 단편소설의 강점일 수도 있는 것 같다. 나머지 이야기를 독자가 직접 써내려 갈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작품 한작품 읽으면서 왠지 단순한 것 같은 내용이지만 짧은 글 속에 잠시 스쳐가는 사람들의 심리와 상황의 묘사가 정말 절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어소설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을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원서를 접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