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카타르
지병림 지음 / 북치는마을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서른살 승무원 

지병림이 열정과 그리움으로 빛은

카타르 이야기

 

 

카타르는 참 낮설다. 한번도 카타르를 여행해 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저 언젠가 이름만 들어본 듯한 멀고도 먼 나라로 느껴진다. 어쩌면 그래서 [매혹의 카타르]라는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도 모르겠다. 사우디아리비아 옆에 있는 작은 나라지만 1인당 GDP가 10만달러가 넘는 세계 2위 국가라고 한다. 이렇게 잘 사는 나라를 나는 왜 잘 모르고 있었을까? 이유야 어찌됐든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봐야 할 나라인 것 같다.

 

이 책 [매혹의 카타르]는 카타르항공 승무원의 경력을 가진 한 소설가의 책이다. 여자의 몸으로 먼 이국땅에서 일하며 느끼고 겪은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적어도 나에게는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카타르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혼자서 카타르에 정착하고 이국의 타인과 같은 집에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그리고 승무원 생활을 하며 겪었던 잊지못할 기억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 까지도... 카타르 생활을 하며 우리와 다른 문화로 인해서 약간 고생한 흔적이 많이 느껴졌지만, 저자는 카타르를 '노아의 방주'라고 표현한다.

 

사막의 나라는 새하얀 도화지처럼 펼쳐지는 모래바람을 손길삼아 이렇게 나를 위로한다. 타락하는 인간을 벌하기 위해 온 세상을 물로 망하게 하시는 마지막 순간에 마련하신 '노아의 방주'처럼 이곳은 바깥 세상과 한참 동떨어진 모습이다. 아! 이 곳은 어쩌면 인간의 문명이 닿지 않은 청정해역, 또 하나의 오염되지 않은 행성이 아니었을까. _ p 179

 

혼인하여 부부의 연을 맺기 전까지 미혼남녀들이 철저하게 구분되는 사회, 결혼식에서도 신랑과 신부의 가족들을 따로 연회장을 잡아 피로연을 벌일정도로 '남녀유별'을 남성과 여성이 지켜야할 도리로 생각하는 나라가 카타르라고 한다.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신봉하며 알라신의 가르침을 목숨과 같이 생각하고 그들만의 생활방식에 스스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카타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절제가 사라져가는 우리사회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보였다. 물론 어떤 사회가 옳다고 한마디로 결론지을 수 없지만 분명 그들에게서 우리가 배우고 느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이는건 사실이었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 카타르의 모습을 슬며시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카타르에 대한 사실적 정보만을 얻고 싶다면 인터넷 검색이나 정보지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일지도 모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들과 에피소드 그리고 소설가다운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장을 즐기는 재미를 이 책을 통해서 한껏 누린 것 같다.

 

살아가는 일에 거창한 기대를 품을수록 삶은 허무하게 다가왔지만 나는 내가 무심결에라도 마음으로 그리는 것들과 사색으로 품은 미래가 어느 순간에 분명한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논리적으로 형언할 순 없으나 마음에 들어와 나를 움직이고, 나를 쓰게 했던 대상과 세계의 매력은 언제나 아름다운 미래나 소중한 꿈의 씨앗이 되어 주었다. 그러므로, 앞으로 여기에 내가 이룬 현실은 과거의 내 소망이 불러온 미래이며, 앞으로 내가 있을 미래는 지금의 소망과 동경이 불러들일 것이다. _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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