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에서 단 한명으로
벤 피트릭.스콧 브라운 지음, 정지현 옮김 / 콘텐츠케이브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파킨슨병보다 강렬했던 아빠와 딸의 사랑! 

"나는 약해진다는 사실 덕분에 날마다 조금씩 강해진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싶냐고 물으면,

'그냥 별일없이 살고싶다'고 답하게 되었다.

뭔가 대단한 대답을 듣기를 원했던 이들은

살짝 실망의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더 근사하고 대단한 대답이 있을까 싶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씩 깨닫게 되고,

그 사소한 일상에 조금씩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뭔가 대단한 일들이 펼쳐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에 부풀어 잠이들던 시절도 있었다.

사실 요즘도 어떤때는 그런 기대를 한번쯤 해보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바라는 내 모습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커지는 소심함이나 두려움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평범하다는 것에 대한 고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믿고싶다..^^

 

오늘 내가 누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닫게해준 책을 만났다.

한때는 유망한 야구선수였지만

파킨슨병 판정을 받으면서 인생이 무너진 한 남자의 이야기.

자신을 지켜주는 아내와 딸을 위해서 고통을 참아내며

끝까지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던 야구선수 벤 피트릭의 실화를 담은

[4만명에서 단 한명으로]라는 이 책이다.

 

파킨슨병의 가장 잔인한 점 중 하나는 신체의 건강을 짓밟을

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피해까지 입힌다는 점이다. 몸은 뻣뻣하게

굳어가도, 머리는 여전히 쌩쌩 돌아간다. 언제 어떻게 관여할 수

있을지 모른채,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 _ p118

 

병이 점점 자신의 몸을 지배하고, 결국엔 숨쉬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자신의 의지로는 할 수 없게 되는 불치병 파킨슨병과 싸우면서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딸아이의 아빠로서 부끄럽지 않으려

노력하는 벤의 이야기는 참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그 순간 아빠 없는 집에서 아침을 먹고 있을 딸아이가

생각났다. 아이 옆에 나란히 앉아 금발의 곱슬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졌다. 그 또랑랑또랑한 파란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아이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놓치지 않고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졌다. _ p 186~187

 

이 책 한권으로 오늘도 나에에게 주어진 이 평범한 하루에 다시한번 감사하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내일이라는 시간은 불투명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의 주인공 벤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지 않은가.

온몸이 굳어가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작을 일으키는 상황에서도

남겨질 누군가를 걱정하며 무언가 해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시한번 배우게 되었다.

 

 

참고로 말 하자면....

이 책의 저자가 전직 야구선수이다.

책의 많은 부분에 야구 이야기가 등장하고,

각종 야구용어와 미국 구단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야구에 관심없으신 분이라면 처음엔 조금 생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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