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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자들 ㅣ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미결사건 전담 '특별 수사반 Q'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얼마전 묻지마 범죄로 사회가 떠들썩 해졌었고, 지금도 그 여파가 그대로 남아있는 듯 하다. 묻지마 범죄의 원인이 사회적인가 개인적인가에 대한 공방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더 크다는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불특정 인물을 향한 상식을 넘어선 엽기적인 범죄행각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몰아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전통 가치가 무너지면서 그에 따라 신뢰와 가치관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것이 범죄의 원인이라고 한다. 즉 공동체 의식이 무너진 자리에 돈과 힘의 논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잘못된 가치관의 문제지만 그 가치관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사회가 그 근본 원인일 것이다.
이 책 [도살자들]을 읽으면서 자꾸만 우리사회의 묻지마 범죄가 떠오르는 것은 단지 개인적 발상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뭐하나 모자랄 것 없이 풍족한 사람들의 비윤리적인 범죄행위와 그것으로 인하여 고통받고 복수를 결심하는 사람, 그리고 사악한 범죄자들을 뒤쫏는 특수 수사반 Q의 이야기는 결코 우리사회와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가진것이 많은것과 잘못된 가치관이 마치 정비례하는 수학공식같이 인식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조금 과하다 싶은 나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을수는 없었지만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이름에 걸맞는 재미는 확실히 얻은 것 같다.^^
미결사건 전담반 특수 수사반 Q의 '칼'은 20년도 넘은 1987년 살인사건 파일을 접하게 된다. 사건이 일어나고 9년후 범인이 자수함으로서 종결된 사건이지만 무언가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있는 사건이다. 열일곱 살짜리 여자아이와 열여덟 살짜리 사내아이, 두 오누이가 여름별장에서 맞아죽은체 발견되었다. 여자아이의 몸은 심하게 멍이 들었고, 방어하다 생긴 상처로 보아 맞는 동안 끔찍하게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였다. 남자아이는 한방에 즉사한 듯 보였다. 성폭력이나 절도의 흔적은 없었고 살인 동기도 불분명했다. 살해된 아이들의 아버지는 경찰이었으며 처참하게 살해된 아이들이있는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고 남겨진 아이들 엄마는 끔찍한 고통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당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됐던 사람들은 현재 덴마크 상류층의 유명인사들이었고, 자수하고 법의 신판을 받고있는 범인는 그들의 무리 중 별볼일 없는 집안의 아들이었다. '칼'과 그의 보조인 '아사드'는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그리고 '키미'라는 의문의 여인이 시종일관 이 소설의 중심에 서 있다. 다른 독자를 위해 결론을 말 할수는 없지만, 사건을 쫏는 형사와 엄청난 부와 명성을 가진 상류층의 비상식적인 취미생활(?) 그리고 '카미'의 이야기가 책에서 눈을 뗄수 없도록 만들었다.

불과 몇 년전에는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오히려 인문/사회분야 책이나 역사관련 서적들에 심취해 있었던지라 소설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어쩌면 소설을 읽는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은 소설을 읽는 횟수가 점점 늘고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한번 읽으면 손을 뗄수없는 재미덕분이 아닐까 한다. 특히 추리소설이나 탐정소설을 읽을때면 더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새로운 취향을 발견한 것 같아 기분좋다..ㅎㅎㅎ
이 책 [도살자들]을 통해서 소문으로만 듣던 덴마크 '유시 아들레르 올센'이라는 작가의 필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능력,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사실적인 사건 묘사와 한치앞을 알수 없는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올센의 다음 작품도 꼭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