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
김동인 외 지음 / 책만드는집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한국 문학을 빛낸 13편의 단편소설" 

 

 

 

 

참 반가운 책이다.

한번쯤은 꼭 한번 다시 읽고 싶었던 소설들...

처음 이 소설들을 접했을 때는 그저 입시공부의 대상이었다.

문맥을 파악하고 어려운 단어들의 뜻을 외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국어나 문학에는 별로 소질이 없었던 나로서는 정말 끔찍한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멋진 작품들을 느끼기 보다는 머리아픈 암기와 이해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사실 지금도 문학에 대한 이해가 걸음마 수준이지만...

그때 '운수좋은 날'이나 '메밀꽃 필무렵'같은 작품들을 그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더라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가져본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을 비판하고싶지는 않다..ㅎㅎㅎ

 

 

이 책 [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에는 총 13편의 단편을 담고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작품들이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B 사감과 러브 레터'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김유정의 '봄.봄'과 '동백꽃'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이상의 '날개'

김동인의 '감자'와 '배다라기'

이효석의 '매밀꽃 필 무렵'

최서해의 '탈출기'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과 치숙'

하나같이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단편들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작품 하나하나의 독특한 풍미를 함껏 음미하며 그렇게 읽어내려갔다.

 

 

'운수 좋은 날'과 '날개' 그리고 '매밀꽃 필 무렵' 등은 아직도 그 내용이 생생이 기억나지만

부끄럽게도 나머지 작품들은 그 내용마저 가물가물 했다.

어째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읽는다는 것에 대한 매력을 다시한번 깨닫을 수 있었다.

단순히 시간이 지난 탓일까? 아니면 지난 경험들 때문일까?

처음 접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왠지모를 뭉클함이 전해졌다.

수업시간에 배웠던 문법이나 이 소설들의 문학적 가치 같은 것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 나에게는 중요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이런 작품들이 왜 청소년들에게 읽혀져야 하는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것 같다.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와 그의 아내 그리고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있는 아이에게서 자연그럽게 그 시절 삶의 고단함을 알 수 있었고, '벙어리 삼룡이'의 삶에서 안타까움이 느낄 수 있고, '메밀꽃 필 무렵'에서 아련한 사랑의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이 아닐까...

 

 

이 책 [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을 통해 참 오랜만에 옛 향수를 느낀 것 같다.

작품 속에서는 근현대의 삶의 모습과 학창시절 이 소설들을 읽던 어린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장 속에서 잠들어 있던 오래된 책을 꺼내서 읽은 느낌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하루에도 수십권의 신간이 쏫아져 나오는 요즘 한번쯤 기억속의 단편들을 꺼내서 읽어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이 책을 읽는동안 오랜만에 나에게 그런 여유가 생긴 것 같아 정말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