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로다른 다섯 자매의 운명적 삶"

 

 

박경리라는 이름만으로도 큰 기대를 안고 읽은 책이다. 이미 여러번 책으로 출판되었고, 모 방송국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던 '김약국의 딸들'을 소설로 접한다는 설레임이 앞섰다. 특히 출간된 후 긴 세월동안 여러번 재출간 되면서 내용이 바뀌고 유실된 부분까지 온전히 복원했다고하니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김약국의 딸들]은 김약국이라 불리는 성수의 다섯 딸의 운명적 삶 이야기다. 이 책의 시작은 구한말 통영이야기로 시작한다. 푸른바다와 작은 섬들을 품고있는 통영에서 모습과 그곳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사의 단면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척박한 인생을 잘 그려내고 있었다.

 

 

김약국의 딸들 이야기를 하자면 대충 이렇다. 김약국과 그의 아내인 한실댁 사이에 첫 아들이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단명하고 만다. 그 후 김약국은 다섯 딸을 두게되는데 같은 배에서 태어났지만 하나같이 성격이 달랐다. 큰딸 용숙은 샘이 많고 만사가 칠칠하여 대갓집 맏며느리가 될거라고 믿었지만 과부가 되었고, 둘째 딸 용빈은 영민하고 훤칠하여 김약국이 집안 대소사를 의논할 만큼 믿고 의지한다. 셋째 딸 용란은 소문난 말괄량이지만 얼굴이 고왔고, 넷째 딸 용옥은 딸들 중에 제일 인물이 떨어지지만 손끝이 야물고, 말이 적고 심정이 고왔다. 그리고 막내딸 용혜는 상냥하고 귀여운 천상 막내였다. 이렇게 각기 다른 성격만큼이나 각기 다른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비상을 먹고 자살한 어미의 아들이라는 김약국의 몹쓸 운명적 굴레가 그대로 전해진 듯 다섯 딸들의 삶 역시 비극으로 이어진다. 사실 용혜만은 그 비극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지만 그녀역시 행복한 삶을 살았으리라고 믿어지지는 않는다. 

 

 

안타까운 그들의 삶이 어두운 시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시대를 잘못 만났다고 한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나를 더 가슴시리고 아프게 만들었다. 특히 한 가문의 몰락과 비극적인 삶은 마치 우리나라 역사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했다.박경리 하면 [토지]라는 소설을 먼저 떠 올렸지만 [김약국의 딸들]역시 그에 못지 않은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