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면 걸어라 - 혼자 떠나는 걷고 싶은 옛길
김영재 글.사진 / 책만드는집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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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는 걷고싶은 옛길"

 

 

'옛길"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지금처럼 쭉쭉 뻗은 도로가 없던 시절 오직 두 다리에만 의지해 세상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취미로 혹은 건강을 위해, 때로는 마음의 평화를 위해 애써 길을 걷는다. 그 옛날 걷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그 시절 그길을 그대로 담은 책이다.

 

참 많은 걸 배웠다. 단지 그 옛날 삶을 위해 걸었던 길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모를 애듯함과 감성이 느껴졌다. 사실 이 책을 읽은 곳이 여름 휴가를 떠난 문경세재였다. 저자는 문경세재를 '어머니 가슴처럼 보드랍고 넉넉한 흙길'이라고 썻다. 김영재 시인(저자)이 7년동안 병석에 계시던 어머니를 보내드린 직후 걸었던 길이 문경세재라고 한다. 그가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주저앉아 한참을 울어던 길.. 그 길은 이 책과함께 걸었다. 참 희한하게도 그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했다.

 

 

 

 

책장을 넘길때 마다 그가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다는 옛길과 풍경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했다. 내가 20살을 갓 넘겼을 때 어설픈 산사람 흉내를 내며 함부로 산을 헤메고 다녔었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어떤길인지도 모른체 그저 정상을 향해 꾸역꾸역 걸음을 옮긴 철없던 시절이었다. 몇번의 지리산 종주를 했지만 장터목이란 이름이 '장이 섰던 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지금에서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전하는 옛길에는 하나같이 사연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경 하늘재'부터 '영월 김삿갓길'까지 그저 사람들이 이동을 위해 걸어다닌 길이 아니라 그 길을 걸었던 옛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옛길로 가는 길과 숙박지 까지 친절하게 소개한다.

 

두발로 걷는다는 것이 삶의 일 부분이 아닌 운동이나 취미가 되어버린 요즘 한번쯤 걷는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옛길을 걸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정신없이 걷고 있는 우리의 인생길에 대해서도 한번쯤 뒤돌아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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