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읽어본 만화책이다. 아마 고등학교시절을 마지막으로 만화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요즘 고전을 읽는 재미에 빠져있는 나에게 '만화 한비자..'라는 책은 고전을 접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었다. 사실 관심이 있어도 약간은 딱딱하고 어려운 고전서를 소화하는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만화책이라는 특유의 재미와 고전에서 느낄수 있는 가르침을 한번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학생들을 위한 책이지만 아직 고전에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같은 성인이 읽어도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느낄수 있을 것 같다.
한비자는 한나라 왕 안(安)의 아들로서 서공자(모친의 신분이 낮은 자)였다. 왕족이기는 하지만 왕족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했다. 한비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부국강병을 위한 독자적인 학문을 형성했다. 하지만 언변이 약하고 말까지 더듬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오직 문장으로 자기의 의견을 상주했고, 그 문장을 모은것이 한비자(韓非子) 55편이라고 한다.
한비자의 정치사상은 법(法)과 술(術)로 요약된다. 이책은 그런 한비자의 사상을 만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비자의 가르침이 그렇듯 많은 내용이 정치와 군주의 자질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설림상편'에는 옛날 일화나 사화 등을 기술하며 일상 생활에서의 교훈도 전하고 있다.
한비자의 사상이나 이론들이 정치적인 것이라고 멀리할 필요는 없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하듯 사회가 움직이는 것은 큰 단위로는 나라이고, 작은단위로는 가정과 직장 그리고 다양한 그룹과 단체를 통해서이다. 따라서 정치를 나라의 벼슬아치들 이야기로만 규정짓기 보다는 나의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단체에 적용해 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조직 사회에서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 것인지, 한비자의 이야기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