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 - 유병재 삼행시집
유병재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유병재의 위트 있는 말장난을 시집으로 엮어 만든 이 책은 제목도 '말장난'입니다. 삼행시집으로 목차도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으로 나눠져 한 페이지마다 관련 있는 이미지와 진심 어린 삼행시가 담겨져 웃기고도 슬프기도 합니다. 저도 새벽에 고민이 많은 편인데 첫 장을 딱 펼쳤을 때 새로 사귄 고민들, 벽돌 되어 머리탙에 란 글을 읽으니 깊이 공감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정말 짧은데 다 이해되는 그런 상황이 시의적절하게 표현된다는 것에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설명하려고 할 때 말이 많아지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먼가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 잠자기 전에 읽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카톡 채팅창에 '채소만 먹는 왜 찔까요? 소도 풀만 뜨어요.'란 대화도 다이어트 관련 행시에서 나와 재밌었습니다. '지갑'에서 유병재님께서 지갑에 돈이 없다는 상황을 연출한 사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가'난은 언제나 나와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난' 안 됐는데 라는 이행시는 진짜 슬펐습니다. 특히 '모의평가' 4행시에 모처럼 기분 좋았는데, 의미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듯해, 평범한 어른이 되고 싶은 것뿐인데, 가능성에 천장이 씌워졌어 라느 부분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일상의 경험들을 엑기스로 담은 삼행시들이 많아 직장인, 학생 등 남녀노소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기에 편하게 재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꼭 추천드립니다. 베스트셀러인 '블랙코미디' 이후 3년 만에 농담이 아닌 시로 돌아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글을 선사하고 말 할 수 없이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일요일에 읽으면 '월:급 받잖아. 요: 요것만 이겨내자. 내일만 거디고 내일 모레까지만 참고. 그 다음날 극복하고 하루만 더. 병: 병가 낼까'를 꼭 다시 한번 읽게 되더라구요. 소소한 즐거움과 여유를 제게 선물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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