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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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사회를 바라보면, 극단으로 치닫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그 중간에 있어야할 사람들은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점차 우리 사회가 삭막해지는 것은 각 계층마다 가지는 공통적인 의식이나 ‘의례’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인간만이 이런 의식이나 의례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살펴보면, 동물들도 공통적인 의례나 의식을 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로 교감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어쩌면 우리 인간보다 더 풍부하게 교감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누군가 길을 가다가 쓰려져 있을 때, 성별이 다르면 만지는 것조차 어려워진 현실과 어린 아이에게 자연스러운 스킨쉽조차 어려워진 세태를 바라보면서 삭막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물이 서로 의례나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가 죽었을 때, 동물이 보이는 태도이다. 미국에서 발에 상처가 나 제대로 걷지 못해 안락사 시킨 암컷 우두머리 코끼리를 보여주었을 때, 그와 친했던 코끼리와 친했던 코끼리가 다가와 냄새를 맡고 만져보면서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흙을 정성스럽게 뿌리면서 애도를 하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 속에서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동물들에게서 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모습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형태의 의례가 그들의 삶에서 녹아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저자는 30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하면서 동물의 의례를 분석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소개시켜주고 있다. 그러면서 과연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 


점점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동물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오늘날 사회는 깊이 분열돼 있다. 의례는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잘 보살핌으로써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라며 “의례를 되찾는 순간 우리의 삶은 더욱 평화롭고 충만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보다 더 긍정적인 사회를 위해 이 책을 읽으며 동물에게서 우리가 나아갈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현대지성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서평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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