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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스 - 세상에 마음을 닫았던 한 아이가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버지니아 M. 액슬린 지음, 주정일.이원영 옮김 / 샘터사 / 2022년 10월
평점 :
재밌는 책이었다. 어릴 때부터 재밌게 봤던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였다. 이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느낀 것은 모든 아이의 문제는 부모들의 행동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끼던 것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 대해 문을 닫은 아이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던 아이가 놀이치료를 통해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마음에 문을 열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딥스를 처음에는 자폐아로 바라봤다. 그러다 내용을 읽다보니 자폐아가 아니라 세상과 만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시설에 봉사활동을 갔었을 때, 한 아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딥스처럼 자폐아인 줄 알았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시선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났는데, 점점 아이가 정상 아이처럼 말을 붙여오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곳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가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아 세상과 문을 닫고 사는 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선입견의 무서움이었다. 나중에 친해지고 나니 아이는 점점 내게 마음을 열었고,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자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가가는 그런 기적과 같은 체험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액슬린 박사는 아이의 내면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아이를 관찰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고유한 모습을 존중해주면서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느낀 것은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생각이었다. 부모님이 만약 이것해라 저것해라 지시형의 부모님을 만났다면 나는 결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항상 부모님의 뜻대로 사는 그런 성인으로 성장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부모님께서는 거의 대부분 나의 뜻을 존중해주셨고, 하고 싶은 것도 해주게 해주셨다. 그런 시간들이 어쩌면 나의 고유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액슬린 박사로부터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오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다. 자신이 박사님에게 표현하고, 놀이를 통해 표출하면서 건강하게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해나가는 법을 배우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결국 모든 답은 나에게 있다는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성장이 멈추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박사님은 아이를 나무라거나 자기의 방향으로 이끌려고 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이의 고유한 모습을 존중해주는 것이 보인다. 기다려주는 것. 그것으로 박사님은 아이의 고유한 모습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이 바로 아이를 성장시키는 비결이자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비결이었다.
우리의 심리는 빙산과 같다는 표현을 한다. 우리 깊은 내면에 어떤 상처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런 상처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나도 또다른 상처를 받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내 자신에게 답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내가 건강해야 내 아이도 건강하다는 간단한 진리를 이 책은 우리에게 또다시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남기고 있다. 초겨울 날씨라 몸은 춥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샘터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