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계급의 출현 - 스스로를 의식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브뤼노 라투르.니콜라이 슐츠 지음, 이규현 옮김, 김지윤 외 해설 / 이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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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 이음의 도서제공으로 쓴 서평임을 밝힙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목해서 본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에 대해 이해부터 해야 한다.


브뤼노 라투르는 자신을 과학기술학이라는 범주 안에 자신을 두는 철학자가 아니다. ‘근대’라는 관점을 허물어 인간과 비인간을 함께 사유하여 연결하는 네트워크적 사고를 하는 철학자라고 말할 수 있다.


라투르는 두 가지 축으로 사유를 시작한다. 객관적, 보편적이라는 중심축이라는 기존의 인식체계를 비판하고,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과학적 사실이라는 것이 여러 복잡한 관계들 안에서 ‘구성’된다고 바라본 철학자이다. 이것이 라투르의 첫 번째 축이다.

두 번째 축은 ‘존재-형이상학적 축’인데, 이것은 정신과 물질, 문화와 자연 등을 구분 지어 나가는 근대의 이원론을 비판하면서 나오는 축이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 태도는 르네상스로 건너오면서 그리스 사상에 영향을 받아 모든 것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거부한 태도라고 볼 수 있다.

라투르는 두 개의 축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모든 것은 하나의 ‘연결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연결망’을 통해 모든 것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결국에는 모든 것이 문제가 생긴다는 태도이다. 컴퓨터 하나가 바이러스를 먹게 되면 인터넷이 연결된 모든 컴퓨터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녹색 계급의 출현’을 읽으면 어느 정도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된다. 즉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로 연결된 존재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그동안 자연에 대한 경시, 유물론적 사고(모든 것은 물질에 의한 발전만이 중요하다)를 했기 때문에 우리는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우리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우리의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행동의 변호가 중요한 것은 ‘생태’를 생각하는 것이다. 녹색 계급이라는 것은 더 이상 좌파들의 산유 물이 아니라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이 책은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발전 위주의 경제, 끝없이 성장해야 하는 경제는 결국 우리에게 치명상을 가져다줄 것이다. 경제 성장률을 보더라도 매년 얼마씩 성장하고 있다고 발표하지만, 그 끝이 어디인지 경제 성장이 언제까지 이루어져야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지 제시해주고 있지 않다. 그저 유물론적인 사고 안에서 우리는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해야 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압박감만 있을 뿐이다. 그 결과 우리는 자연 파괴라는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고, 그것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책을 보면서 고민해봐야 한다. 과연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있는 존재인가. 우리가 자연을 파괴했을 때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인가를 말이다. 이걸 고민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고 함께 살아갈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결국 자연 파괴는 우리 인간성 파괴와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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