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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동 쿠바살이
쿠바댁 린다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쿠바하면 우리에게 생소한 나라로 여겨진다. 카리브에 자리잡은 아메리카 대륙의 유일한 공산주의 국가이며 동시에 공산주의 국가 중 유일한 비아시아 국가이다. 한때 미국과 관계가 안좋아 우리에게 더 어색한 나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하기에 예전에 류현진 친구로 같은 팀에서 뛰었던 야시엘 푸이그가 쿠바 출신이라는 것과 야구를 잘하는 나라 정도밖에 아는 것이 없는 나라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사람은 다 때가 있나 보다라는 것과 어쩌면 너무 비현실적이기에 현실적인 느낌이 다가와서 재밌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쿠바는 수시로 정전과 단수, 닭고기를 사기 위해 엄청난 긴 줄을 기다려야하는 인내심, 휴지를 사기 위해서 모든 상점을 돌아다니는 수고로움은 기본이다. 공산주의 국가라서 통제가 심하고, 특히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국가의 통제는 더욱 심했다고 한다. 이렇듯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의 저자는 모든 것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불편해도 거기에는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기에 우리가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차를 타고 가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느리지만 한 발자국씩 걸어보면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되는 것처럼. 사실 모든 것이 감사한 것들 뿐이라는 어른들의 말이 생각나게 되었다.
요즘 많은 것들이 불안하게 느껴지고 낯설게 느껴지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한동안 그 변화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의 선택들로 인해 변화된 것들이었지만 차마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모습도 함께 존재했다. 익숙한 것들에 대한 미련이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상황들이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을 묵묵히 살아가다보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불평할 수 있지만 그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받아들이는 작가를 보면서 마음의 위로도 받게 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원래 행복은 모든 것이 갖춰진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곳에서 온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는 모든 것이 갖춰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부족하기에 그것을 채워나가는 기쁨도 행복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다.
“나의 사랑, 나의 진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 그리고 봉사가 쿠바에서 절정의 꽃이 되었다. 지금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고, 앞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타인을 통해 알게 된 순금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쿠바에서 사랑을 만났고, 쿠바에서 인생을 다시 배우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것임을 철저히 배워가고 있다.”
행복은 주변에 있다. 우리가 찾지 못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한발짝 더 성장하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