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
최영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노예 신분인 주인공 샴은 항상 똑같은 꿈을 꾸었다.

위엄있는 목소리로 '천하를 호령할 자!' 라며 자신에게 말을 거는 노인의 꿈.

비록 지금은 노예신분을 숨긴 채, 거지로 떠돌고 있었지만(주인이 다른 지방으로 이사 가는 날, 샴의 어머니는 주인이 정신없는 틈을 타 샴에게 도망가라고 길을 내주었다.) 언젠간 천하를 호령할 정도로 강해지겠다는 마음을 항상 품고 살고 있었다.

그래서 샴은 밤이 될 때면 군인들의 훈련소에 가서 훈련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고 그 모습을 흉내내며 연습했다.

거지들에게는 4계절 중 겨울이 제일 혹독한 시기였는데 샴은 겨울이 오기 전에 자신이 거두고 있는 거지 동생들과 자신을 위해 , 자신들이 지내고 있던 동네를 점령한 옆동네 거지두목 헤레파스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헤레파스는 샴보다 덩치도 크고 힘도 쌨지만 3개월동안 군인들의 훈련을 따라 연습한 샴을 이길 순 없었고 결국 헤레파스에게 항복을 얻어내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고 힘센 부하들도 많이 거느리게 되었다.

15살이 되면 각 마을의 사병으로 입단 할 수 있었는데 한가지 예외가 있었다. 노예는 사병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

그래서 샴은 자신의 거지두목 자리를 내려놓고 다른 마을의 사병이 되기위해 길을 떠나게 된다.

자신을 제일 좋아하고 잘 따르던 요나라는 동생도 샴과 함께 가고 싶어했지만, 아직 나이가 차지 않아 15살이 되면 꼭 오라고 알려준 뒤 샴 혼자서 니네베로 갔다.

니네베의 족장은 떠돌이 샴을 처음엔 의심했으나 젊은 남자 사병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 쫓아내지 않고 초보 집단으로 받아들여준다.

그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어갔고 훈련소에 들어온지 6개월 만에 10명의 부하를 거느리게 되었다.

샴이 니네베의 훈련소에 조장이 되었다는 소문은 멀리 떨어진 거지들에게도 들렸고, 자신들도 입단하기 위해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한명씩 니네베 마을에 지원하게 된다.

족장은 어린 남자들이 자신의 마을에 자꾸 지원해 오자 의문이 들었지만 족장의 시대가 열릴것이다 라고 예언한 점쟁이의 말이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의심을 거두었다.

어느 날, 옆 마을 히두리에서 군사들이 니네베의 물품을 약탈하기 위해 쳐들어오게 되는데... 샴이 그들을 모두 몰살해버리고 심지어 대장의 만류에도 그들의 마을로 쳐들어가 늙은자, 여자들,아이들을 모두 밧줄에 묶고, 마을의 재산들을 챙겨 니네베로 돌아온다.

헤만대장은 자신의 명령도 어기고 맘대로 히두리마을을 약탈한 샴에게 눈을 부라리며 야단을 쳤지만 승리에 맛이 들린 샴에겐 그저 그모습이 한심해 보일 뿐이었다.

족장과 마을 사람들은 처음 생긴 노예들과 많은 재산들 덕분에 샴을 '영웅'이라 칭하게 되고 부대장으로 승진시켜준다.

샴은 그 후로 전쟁의 화신같이 전투만 치렀다하면 승리를 하고 돌아왔고 포로들과 재물들도 점점 늘어나 니네베는 놀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와 동시에 샴의 야심도 자꾸 높아져만 갔는데...

그 모습을 지켜볼수만은 없었던 헤만대장은 자신이 마을을 떠나기로 하고 자신의 딸 미소야와 요나와 함께 니네베를 떠난다.

(요나는 15살이 되던 해 니네베로 왔지만 몰라보게 변한 샴의 모습을 보고 샴의 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샴은 자신이 아끼던 동생 요나와, 자신이 처음으로 반한 미소야가 마을을 떠나는게 마음아프고 눈물이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기에 그냥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샴을 그나마 견제하고 있던 헤만대장이 사라지자 샴은 더이상 야망을 숨기지도 않은 채 족장을 자리까지 넘보게 된다.

그래서 족장은 자신의 자리라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딸 츄리카와 샴을 결혼시키기로 마음먹는다.

샴도 진정한 니네베인이 되기위해 그 결혼을 승낙하게 되고 결혼식은 족장의 집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니네베가 커질수록 예전에 없던 신분제도라는게 뚜렷하게 생겨나게 되었고, 샴은 결국은 족장을 몰아내고 니네베를 '아시리아'라고 이름을 바꾸고 자신에게 '왕'이라는 칭호를 붙이게 된다.

노예였던 샴의 끝없는 욕심은 어디까지 펼쳐질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헤어진 어머니와 다시 재회할 수 있을지, 자신이 아끼던 요나와 미소야와는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읽을수록 뒷 내용이 궁금해지는 바람의 제국.

책 표지의 사자, 사람, 소, 독수리 그림이 어떤 의미인가 궁금했는데... 마지막 부분에 괴물의 모습으로 샴에게 나타나 '너의 나라는 바람이다'라는 말을 전하는 것을 보고 아! 책 표지의 그림이 이런 의미였구나 싶었고, 결국 그 괴물의 말처럼 샴의 영토는 점점 넓어졌으나 그의 나라는 바람으로 남아버리게 된다.

읽으면서 비참했던 옛일에 대한 복수와 힘들게 살아온 어린시절을 보상받기 위해 그 치욕을 살육으로 앙갚음 하며 세상을 호령하려고 하는 샴을 보며 잔인한 군주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어릴 적 어머니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니 애초에 노예신분이라는게 없는 세상에 태어났다면 샴도 이렇게 잔인하고 학살적인 성격으로 변하진 않았을텐데 싶으면서,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없고 다만 환경이 그렇게 변하게 만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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