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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53
미야니시 다쓰야 그림, 기무라 유이치 글,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8년 3월
평점 :
미야니시 다쓰야의 '고 녀석 맛있겠다'가 연상되는 책의 표지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무라 유이치와 미야니시 다쓰야가 함께 여러권의 그림책을 내고 있는데 신간이 출간 될 때마다 아는 작가의 책이라 더욱 반가운 마음이 큽니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작가이고 표지만 보아도 누구 책인 것을 알 정도로 열심히 읽은 작가들의 책이어서 반갑기도 했고 이번엔 어떤 내용의 책일지 무척 기대가 됐습니다.
늑대이지만 길에 버려저 족제비인 엄마의 손에 길러진 구. 족제비보다 작은 체구의 구는 어릴 때부터 엄마 족제비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약육강식과 서열이 명확한 동물 세계에서 자신보다 약한 동물의 손에 자라며 보호받는다는 사실은 구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었나 봅니다.
자라면서 늑대 무리의 대장이 될 정도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구는 점점 엄마 족제비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멀리 합니다.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멀리하는 구에게 화를 내거나 혼내지 않고 늘 멀리서 구의 안전과 건강만을 생각하는 엄마 족제비의 모습을 보니 괜히 코가 시큰거리네요.
무리 중에서도 가장 늠름하고 힘센 구의 뒷편 숲 속에서 아이들은 엄마 족제비를 잘도 찾아냅니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아이를 걱정하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똑같이 느끼는 감정일 것 같아요. 숲 속 나무 뒤에 숨은 엄마 족제비를 보면서 아이들도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다른 무리들의 비겁한 공격에 쓰러진 구를 구하러 나타난 엄마 족제비. 어느새 아기 구가 훌쩍 커서 엄마 족제비가 아이같아 보일 정도네요. 체구는 작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들의 위협을 지켜볼 수 없었던 엄마 족제비의 마음이 잘 전해졌어요. 누구보다도 엄마의 마음을 몸소 느낀 구는 누구에게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족제비를 '엄마'라고 밝히고 다닙니다. 사춘기를 겪으며 철없던 시절을 연상시키는 구의 행동, 그런 구를 바라보는 엄마 족제비의 걱정과 사랑이 잘 전해지는 책이었어요.
책을 다 읽고 난 뒤 괜히 한 번 가슴에 안기는 아이를 보니 아이도 '엄마'라는 말의 소중함을 잘 느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