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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오리와 생쥐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1
존 클라센 그림, 맥 버넷 글,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11월
평점 :
늑대와 오리와 생쥐라니..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사이인 것 같은데 이 셋이 함께라니 무슨 이유인지 무척 궁금해 집니다. 먹이사슬 관계에서 상하의 위치에 놓인 동물들의 이야기라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을 해보려해도 무표정해 보이는 일러스트 속 동물들의 표정 속에선 이들의 관계와 사건을 유추해 내기가 조금은 힘이 드네요
늑대와 마주치자 도망갈 새도 없이 한 입에 꿀꺽 삼켜져 버린 생쥐.. 늑대를 만났다는 두려움도 느낄 틈도 없이 깜깜한 늑대 뱃속이라니 생쥐의 처지가 무척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생쥐는 늑대의 뱃속에서 오리를 만나게 됩니다. 늑대 뱃속이라는 한 공간에서 만난 오리와 생쥐이지만 상황을 대하는 자세는 무척 다릅니다. 주변이 깜깜해 시간을 알 수는 없지만 오리는 누구보다도 즐겁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잡식성인 늑대 덕에 부족한 물품도 없고 음식도 풍족하고... 거기에 늑대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없는 늑대 뱃속은 지상낙원이 아닐까요? 오리를 통해 자신의 처지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 생쥐. 오리의 특별한 생각 덕분에 생쥐는 순식간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생쥐가 됩니다.
늑대의 뱃 속에서 안정되고 풍족한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생쥐와 오리. 북적거리며 생활하는 둘 덕분에 늑대는 배탈이 나지만 오리는 그 순간에도 늑대에게 필요한 것들을 요구합니다. 무엇인가 뒤바뀐듯한 상황이지만 항상 약자였던 오리와 생쥐가 늑대보다 더 똑똑하게 상황을 겪어 나가는 것이 기특하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네요.
배탈이 나서 신음하는 늑대는 사냥꾼에게 쫓기게 되고 뱃속 생쥐와 오리는 그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늑대를 돕기로 합니다. 늑대가 사라진다면 둘만의 행복한 보금자리는 영영 사라질 테니까요. 사냥꾼에게 맞서 싸우기 위해 돌격하는 오리와 생쥐으 모습을 보고 가장 놀란 건 바로 늑대가 아니었을까요? 오리와 생쥐가 늑대를 만났을 때 사냥꾼에게 맞서 싸우듯 돌격했다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부정적 상황을 긍정적 사고로 전환시킨 오리의 지혜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건가?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스토리에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집니다.
생명의 은인인 오리와 생쥐의 소원을 들어주는 늑대. 예쌍했지만 그래도 엉뚱하다 느껴지는 오리와 생쥐의 소원, 그 소원을 들어주고 밤마다 울부짖기 시작하는 늑대의 모습이 조금 애처롭게도 느껴지네요. 기쁨인지 슬픔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의 상황에서 상생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고 긍정적 사고의 좋은 예를 배우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