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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수상해
민소원 지음 / 한솔수북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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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선과 원색을 사용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끄는 책입니다. 밝아보이는 표정의 재롱이와 소원이의 모습을 보니 친구같은 반려견이 더 애틋하게 그리운 책인 것 같네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강아지가 수상해'라는 책 제목이 아니라면 재롱이를 강아지라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쫑긋하고 큰 귀, 날렵하고 긴 다리, 앙증맞고 작은 꼬리까지... 하얀 여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평범해보이지 않는 모습의 재롱이는 도대체 어디가 수상한 것인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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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잡식성인건 알고 있었지만 채소밥을 좋아하는 강아지라니... 채식주의자 강아지 재롱이는 어디가 달라도 무척 달라보입니다. 동물과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뉴스 속보를 보고 밤하늘을 관찰하기 시작하는 재롱이. 도대체 메탄외계인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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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행성의 에너지 고갈로 사람과 동물들의 똥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려는 메탄외계인.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니 왠지 어디선가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그래서 메탄외계인들의 모습이 이상한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메탄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재롱이를 도와주는 소원이까지... 함께 지내다보니 척척 들어맞는 재롱이와 소원이의 손발 덕분에 산소를 마시게 된 메탄외계인은 사라지게 됩니다.
탁하고 유해한 공기만 마셔서 못생기고 나쁜 행동만 일삼던 메탄외계인들이 나무가 주는 맑고 깨끗한 산소를 마시게 되자 사라지게 되다니 늘상 마시는 깨끗한 공기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어요. 요즘 미세먼지와 꽃가루로 마스크없이는 외출하기도 힘든 때라 나무가 주는 산림욕을 상상만 해도 몸 속이 깨끗해지는 것 같았어요.
재롱이처럼 변신하는 슈퍼도그가 부러운 아이들에게 깨끗한 공기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그저 신기한 능력을 가진 재롱이와 소원이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으로 없어져가는 산림과 탁해져가는 공기와 병들어가는 우리의 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